천궁2는 어떻게 4조원 계약을 따냈나...두바이 식당에서 벌어진 3시간 협상

2025. 11. 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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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독자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세계 최상급 전차로 평가받는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 등 K방산 주요 무기의 탄생 과정과 개발 역사, K방산의 질적 도약을 이룬 변곡점, 수출 과정의 뒷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UAE 측은 초기협상과정에서는 천궁2의 구성품과 기술적 특성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하고, 기술이전과 산업 협력에 집중하였다.

UAE와 협상 중인 천궁2의 수출 총물량은 무려 4조 원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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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2는 천궁의 성능을 개량한 미사일로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K방산의 결정적 순간들
한국이 독자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세계 최상급 전차로 평가받는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 등 K방산 주요 무기의 탄생 과정과 개발 역사, K방산의 질적 도약을 이룬 변곡점, 수출 과정의 뒷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천궁2의 UAE 수출에 경쟁자로 뛰어든 이스라엘...'K방산 원팀'의 전략은?
-한때 '비리 온상' 낙인...트라우마 딛고 꽃피운 K방산
-서서히 제 모습 찾은 방산업계...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걸다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 스토리<4>

천궁과의 3번째 만남은 천궁2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때 이뤄졌다. 천궁2는 천궁의 성능을 개량한 업그레이드 미사일이다. 천궁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요격하는 무기였다면, 천궁2는 거기에 더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까지 막을 수 있다.

UAE가 천궁2에 관심을 보이자 2020년쯤부터 우리 방산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접촉하여 수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2021년 3월쯤 상당히 구체적인 협상의 진전이 있었다. 필자는 2020년 12월 말 제11대 방위사업청장에 임명되었고, 즉시 우리 방산 장비의 해외 수출 전선에 뛰어들었다.

초기 협상 단계에서 우리 방산기업은 완전한 원팀의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천궁2는 전투지휘소와 유도탄 생산기업인 LIG넥스원, 다기능레이더 생산기업인 한화시스템, 발사대 생산기업인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모두 기술 수준과 제조 능력이 출중한 기업들이다.

그런데, 협상상대인 UAE는 만만하지 않았다. UAE 측은 초기협상과정에서는 천궁2의 구성품과 기술적 특성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하고, 기술이전과 산업 협력에 집중하였다. 우리도 수출 성사를 위해 윈-윈 협력 전략을 적용하며 협상에 임했다. 수개월에 걸친 '밀당'으로 기술이전 협상은 구체화되었다. 양국 간 기술 격차 등을 고려할 때 상호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협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2021년 8월부터 진행된 가격 협상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술이전에 주로 관심을 보였던 UAE 측은 1,200년여 전 신드바드의 모험과 아라비안나이트에서 나올 법한 노회한 상인 기질을 드러냈다. 통상 LIG넥스원을 주 계약자로 하고 나머지 2개 업체는 협력업체가 돼 일괄 계약을 맺었으나 UAE는 각 핵심 구성 장비를 구분하여 3개 업체와 개별 계약을 맺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가격 협상 기한을 못 박았고, 11월 중순 개최될 두바이 에어쇼에서 우선협상 대상기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2023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한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한 이탈리아 공군 곡예비행단 '프레체 트리콜로리'가 비행하고 있다. 두바이=AP 뉴시스

여기에 갑자기 이스라엘 기업이 턱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경쟁자로 등장하였다. 성능 면에선 천궁2가 월등한 수준이었지만, 이스라엘 제품 가격이 워낙 낮아 우리 입장에선 적잖이 신경 쓰였다. 우리와 집중 접촉했던 UAE 측이 협상의 문을 열어주자 이스라엘은 공군 참모총장, 그리고 총리까지 나서서 UAE를 방문하고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였다. 이스라엘 공군 참모총장은 UAE 공군 참모총장과 영국 국방대 최고위 과정 동기로서 매우 막역한 사이였다.


천궁2의 UAE 수출에 경쟁자로 뛰어든 이스라엘...'K방산 원팀'의 전략은?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도 정보 지원으로 협상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중동 정세는 이스라엘과 주변 이슬람 국가 간 화해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다. UAE와 협상 중인 천궁2의 수출 총물량은 무려 4조 원대였다. 단일 계약으로는 당시까지 최대 규모였던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모사드 로고. 이스라엘 정부

2021년 11월 UAE 두바이 에어쇼 개최 첫날. 두바이 시내 음식점에 필자를 비롯하여 천궁2 생산에 참여하는 우리 방산기업 대표와 주요 임원들이 모두 모였다. UAE 측에 최종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수차례에 걸친 상호 방문과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UAE 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다만 미흡한 부분은 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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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①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 스토리
    1. • "탄환으로 탄환을 맞히는 게 가능한가" 천궁은 달 착륙보다 어려운 무모한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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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수천억이 걸린 러시아와의 협상...전략 회의 장소로 햄버거 매장을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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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호 전북대 교수(전 방위사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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