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전 ‘철의 전쟁’…가야 말 갑옷, 신라 화살촉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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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전장을 누볐던 가야의 철기병은 과연 얼마나 강했을까? 수천 년 전, 철갑을 두른 말이 화살비를 뚫고 달려 나가는 모습이 과학 실험을 통해 되살아났다.
복원된 말 갑옷에 생육을 입힌 모형을 세워 실험한 결과 저탄소강으로 제작된 신갑(몸통 부위)에서는 일부 관통이 발생했지만, 고탄소강 경흉갑(목·가슴 부위)에서는 화살이 전혀 관통하지 못하고 도탄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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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고탄소강 갑옷, 화살 튕겨내 기술 우수성 입증

고대 전장을 누볐던 가야의 철기병은 과연 얼마나 강했을까? 수천 년 전, 철갑을 두른 말이 화살비를 뚫고 달려 나가는 모습이 과학 실험을 통해 되살아났다. 정교한 금속 기술로 갑옷의 탄소 함량을 부위별로 달리 조절했던 가야 장인들의 솜씨가 다시 입증된 것이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경남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 재현품에 대한 타격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실험은 고대 가야의 기마 병기 제작 기술과 복원 과정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함이다.
가야는 풍부한 철 생산력을 바탕으로 철갑을 두른 말과 기병으로 구성된 ‘개마무사(鎧馬武士)’를 운용했다. 그 대표 사례가 바로 함안 말이산 8호분이다. 1994년 발굴된 이 고분에서는 사람 갑옷과 함께 말의 몸을 보호하던 철제 말 갑옷이 함께 출토됐다.
금속학 분석 결과 부위별로 탄소 함량을 달리 조절한 고도의 제작 기술이 확인됐다. 목과 가슴처럼 공격에 노출된 부위는 단단한 고탄소강, 몸통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저탄소강으로 제작된 것이다.
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말 갑옷을 복원하고, 삼국시대 직궁(直弓, D자 형태의 목궁)과 신라식 철제 화살촉을 이용해 타격 실험을 진행했다. 활은 한반도 남부에서 출토된 목궁 유물 연구를 바탕으로 재현했으며 창녕 송현동 7호분의 잔존 활을 모델로 삼았다.

타격 실험에는 뾰족한 ‘능형 촉’과 넓은 날의 ‘착두형 촉’ 두 종류가 동원됐다. 복원된 말 갑옷에 생육을 입힌 모형을 세워 실험한 결과 저탄소강으로 제작된 신갑(몸통 부위)에서는 일부 관통이 발생했지만, 고탄소강 경흉갑(목·가슴 부위)에서는 화살이 전혀 관통하지 못하고 도탄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특히 고탄소강 갑옷은 화살을 튕겨내며 화살촉이 손상되는 수준의 방어력을 보여 당시 가야 철공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철제 무기와 방어구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번 실험은 가야의 금속 기술을 실증적으로 복원함과 동시에 향후 삼국시대 활과 무기 체계를 정밀히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타격 실험의 전 과정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말 갑옷 재현품의 제작 과정을 담은 별도의 영상도 향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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