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왕릉뷰 아파트’ 들어서나…대법, 서울시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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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국가유산청장(문화재청장)과의 협의 없이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의 조례 개정이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유산청은 3일 "서울시가 종묘와 인접한 '세운 4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 고시하며 유네스코 권고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녹지생태도심 선도 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 착공식'에서 "세운 4구역 빌딩 높이를 높이면 문화유산인 종묘에 그늘이 생긴다는 우려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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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 4구역 재개발 탄력받을 듯

6일 대법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기한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중 개정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간 원고는 국가유산청장과의 협의 없이 서울시가 조례 조항을 삭제한 것은 법령 우위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해 왔다.
문화유산법상 시·도지사는 지정문화유산의 역사문화환경 보호를 위해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 조례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정해야 한다.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는 보존지역 범위를 ‘국가지정유산의 외곽경계로부터 100m 이내’로 정하고 있다.
2023년 서울시의회는 보존지역 밖에서의 건설공사를 규제한 조례 19조 5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조항은 보존지역 범위를 초과하더라도 건설공사가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면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문화재청은 문화재청장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반발하며 소송이 시작됐다.
대법원은 서울시 조례 개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상위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 규정돼 있는 조례 조항을 개정 절차를 통해 삭제하는 것은 적법한 조례 제·개정 권한의 행사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며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사건 조례 조항을 개정하기 위해 국가유산청장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거나 이 사건 조례 조항과 같은 내용을 반드시 두도록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 4구역의 높이 계획 변경을 골자로 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구역에 들어서는 건물의 최고 높이는 약 141m로, 당초 계획된 높이인 약 72m의 2배 가까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의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유산청은 3일 “서울시가 종묘와 인접한 ‘세운 4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 고시하며 유네스코 권고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유네스코는 1995년 종묘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며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관과 유교문화가 독특하게 결합된, 단아하면서도 신성한 건축물”이라며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근 고층 건물 인허가는 없음을 보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녹지생태도심 선도 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 착공식’에서 “세운 4구역 빌딩 높이를 높이면 문화유산인 종묘에 그늘이 생긴다는 우려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세운 4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해 “종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건 아니다”라면서도 “세운상가를 쭉 허물어가면서 그 옆에 민간의 자본을 활용해 빌딩들이 지어지고 재개발이 되는데, 거기에 빌딩의 높이를 좀 높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시장은 “(빌딩 높이를) 높여주게 되면 거기서 만들어지는 경제적인 이득이 있다”며 “그 이득으로 세운상가를 허무는 데 필요한 종잣돈으로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간 국내에선 세계유산과 부동산 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2009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김포 장릉 근처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문화재 보호구역에서 약 450m 떨어진 곳에 건설돼 논란이 됐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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