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중국에 뒤처질라…미국, 아르테미스 ‘플랜B’ 가동
스페이스엑스 스타십 개발 지연에
업체 바꿔 일정 맞추는 방안 검토
트럼프 임기내 2028년 성사 목표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3호의 달 유인 착륙이 일정대로 추진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안 찾기에 나섰다. 기존 계약업체인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개발이 늦어지고 있어, 경쟁업체인 블루오리진을 포함한 다른 기업들에도 달 착륙선을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고 부자들인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두 회사는 최근 나사의 요청에 따라 아르테미스 3호를 이른 시일 안에 성사시킬 새로운 제안서를 제출했다.
나사가 플랜B를 추진하는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달 유인 착륙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9년 1월에 끝난다. 현재 나사 임시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숀 더피 교통부장관은 지난달 20일 방송에 출연해 “나사의 다음 유인 달 착륙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는 2026년 4월 이전에 아르테미스 2호로 우주비행사 4명이 10일간의 달 궤도 유인 왕복여행을 한 뒤, 2027년 하반기엔 아르테미스 3호에 우주비행사 4명을 태워 달 남극에 착륙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 목표는 이미 물건너간 듯
나사는 2021년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을 29억달러에 구매해 아르테미스 3호 임무의 달 착륙선으로 쓰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아르테미스 4호 임무도 추가되면서 계약금액은 2023년 40억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스타십이 개발이 늦어지고 있어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스페이스엑스는 올해 3차례 연속 시험비행에 실패하는 등 아직 기술적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십은 달에 착륙할 때까지 우주에서 10회 이상 연료를 공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올해 했어야 할 우주 급유 시험은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나사의 공식적인 목표 일정은 2027년 중반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정부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나사는 이미 그 시기를 70%의 확률로 2028년 2월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사의 우려에 대해 스페이스엑스는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는 데 필요한 하위 시스템, 인프라, 운영 개발과 관련된 49개 이정표를 이미 달성했으며 객실 제작도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임무 수행 방식을 좀 더 단순화했으며, 이를 통해 다시 달에 가는 시기를 앞당기고 우주비행사의 안전 문제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루오리진, 우주 급유 없는 착륙 제안
우주 재급유 문제는 블루오리진의 우주선 블루문에도 있다. 나사와 블루오리진은 아르테미스 5호에선 블루문을 달 착륙선으로 쓰기로 34억달러 계약을 맺었다.
블루오리진은 나사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기술 시험을 위해 자체 개발한 소형 착륙선도 블루문과 함께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블루문 마크1이라는 이름의 이 소형 화물 착륙선은 내년에 블루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글렌에 실려 달로 발사될 예정이다. 높이가 8.1m로 유인 착륙선인 마크2(높이 15.3m)의 약 절반이다.
블루오리진 관계자는 아르테미스 3호 착륙선은 우주에서 추진제를 공급받을 필요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그는 달 착륙 방식을 이렇게 단순화할 경우 2028년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재급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2030년 일정 맞춰 계획대로 진행중”
나사가 플랜B에 관심을 쏟는 두번째 이유는 달 착륙 및 기지 구축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가능성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나사 국장이었던 짐 브라이든스타인은 지난 9월 의회에서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이 두번째 달 경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숀 더피 임시국장은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달에 먼저 도달할 수 있는 기업들이 필요하다”며 “경쟁과 혁신이 우위를 점하는 열쇠”라고 말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달 남극에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의 유인 달 착륙은 2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달 착륙선(란웨)과 유인 우주선(멍저우)을 따로 발사해 달 궤도에서 도킹한다. 그런 다음 우주비행사가 착륙선으로 이동한 뒤 달 표면 착륙을 시도한다. 탐사가 끝난 뒤엔 착륙선을 타고 다시 달 궤도의 우주선으로 복귀해 지구로 돌아온다.
중국 유인우주국(CMSA)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유인 달 탐사를 위한 모든 개발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인우주국 대변인은 “달 유인 착륙에 쓸 창정 10호 로켓, 멍저우 우주선, 란웨 착륙선, 달 탐사차, 달 표면 탐사 우주복 등의 초기 시제품 제작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2030년대 중반엔 초보적인 달 기지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우려의 핵심은 중국의 달 자원 선점
미국은 만약 중국이 미국에 앞서 달 남극에 착륙할 경우, 중국이 물을 비롯한 달 자원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빌 넬슨 전 나사 국장은 영구음영지역인 충돌구에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극지 지역을 중국이 통제하도록 미국이 내버려둘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점유는 법의 10분의 9(점유한 자가 대부분의 권리를 갖는다는 뜻)”라며 “그들이 그곳을 차지한 뒤 ‘여긴 우리것이니 당신들은 접근하지 마라’라고 주장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연방정부 폐쇄가 끝나면 우주항공기업들로부터 착륙선 제안서를 추가로 받을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한 가지 제안은 록히드마틴에서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몇 달 전부터 다른 기업들과 함께 다른 우주선용으로 이미 제작된 부품과 기술을 활용한 설계안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사 대변인 베서니 스티븐스는 성명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기업들의 제안을 평가해, 달에서 적대적 위협이 시급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두번째 우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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