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무용학과 '줄폐과' 부산, 예술전문대도 존폐위기

민경진 기자 2025. 11. 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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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예술대학교 본관. 국제신문DB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바다미술제까지…. 부산의 일 년은 다채로운 행사로 가득합니다. 문화와 예술이 부산이라는 도시를 더욱 빛나게 한다는 걸 부인할 이는 없겠죠.

이처럼 소중한 자산을 잘 가꾸면 좋으련만, 부산의 문화예술 생태계를 떠올리면 기대보단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청년 인재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뿌리내릴 기회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죠.

‘무용’ 분야가 대표적일 겁니다. 현재 부산에서 무용을 전공해 진학할 수 있는 4년제 대학은 부산대학교가 유일합니다. 애초 무용학과가 있는 부산지역 4년제 대학은 3곳이 더 있었으나 최근 10여 년 사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1983년 설립된 동아대학교 무용학과가 2012학년도부터 모집을 중단했고 경성대학교 무용학과는 2018학년도에, 신라대학교는 2022학년도부터 무용학과의 명맥이 끊겼습니다. 이전까지 예술계에는 ‘호남은 소리, 영남은 춤이 강하다’는 평이 있었다는데, 조만간 ‘옛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당시에도 학문의 다양성 유지를 위해 예술학과 보호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재학생은 물론 동문, 예술인들까지 나서서 적극적으로 반대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린 대학들의 결정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죠.

최근 심장이 철렁할 만한 소식이 또다시 전해졌습니다. ‘부산예술대학교’가 존폐의 갈림길에 선 것인데요. 1994년 개교해 올해로 31주년을 맞은 부산예대는 밴드 ‘데이식스(DAY6)’ 멤버 도운, 배우 김광규, 개그맨 허경환 등 다수의 연예인과 예술인을 배출한 부울경 유일의 예술전문대입니다.

국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부산예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원곡학원의 이사회는 지난 9월 30일 ‘2025학년도 제8차 이사회’ 1호 의안으로 자진폐교(안)를 상정했습니다. 이사들은 대학 재정이 날로 악화하는 점을 고려해 폐교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산예대는 대학기관평가인증과 재정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지원이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은 후 학교 사정이 급격히 나빠진 걸로 보입니다. 운영난 탓에 올해 하반기 수시모집도 하지 못했다죠. 전문대는 통상 수시로 대부분의 입학생을 뽑는 만큼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사실상 어렵게 됐습니다.

현재 부산예대 전교생은 406명. 올해 2학년이 졸업하면 내년엔 169명의 학생만 남게 됩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결국 폐교 수순을 밟게 되겠죠. 앞서 전문대인 강원관광대도 2019년부터 정부 재정 지원이 중단돼 운영난과 신입생 충원난을 겪다 2023년 9월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뒤 지난해 2월 자진폐교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시대 흐름에 맞춰 대학·전문대의 구조조정이 필요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4년제 대학들의 무용학과가 줄줄이 없어지고 지역 유일의 예술전문대 폐교마저 논의되는 부산의 현실은 예사로 보기 어렵습니다. 예술가를 꿈꾸는 청년들이 떠난 곳에 공허한 축제만 남지 않도록,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현재’를 살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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