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된 이서진… '비서진' PD가 밝힌 예능적 전략

2025. 11. 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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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서진, 스타들의 매니저 되며 예능 치트키 활약
엉성하지만 나름의 책임감 발휘하며 가족 예능 등극
김정욱 PD가 밝힌 '비서진' 섭외 과정
SBS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비서진'(이하 '비서진')은 두 사람이 스타들의 일상을 직접 챙기는 일일 매니저 예능으로 무대 뒤 진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내용의 예능이다. SBS 제공

이서진과 김광규, '두 아저씨'가 의외의 케미를 드러내며 예능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연차도 나이도 지극한 두 배우가 누군가의 수발을 들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은 의외로 따뜻하고 또 다정하다.

SBS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비서진'(이하 '비서진')은 두 사람이 스타들의 일상을 직접 챙기는 일일 매니저 예능으로 무대 뒤 진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내용의 예능이다. 제목 그대로 비서진이라는 설정 아래, 스타들의 비서 역할을 맡은 이서진과 이광규가 실제 연예계 매니지먼트를 경험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았다.

'비서진'은 단순히 셀럽 비서 체험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언밸런스다. 평소 차가운 도시남 이미지인 이서진과 다소 투박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냈던 김광규는 사실 비서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비서 역할을 맡아 스타의 스케줄 관리부터 심부름, 간식 구매, 현장 정리까지 사소하지만 현실적인 일들을 소화한다. 이처럼 그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바로 '비서진'의 핵심 재미다. 전문가의 깔끔한 효율 대신 매번 어딘가 어설픈 인간미로 밀고 나가는 두 사람의 리얼한 모습이 주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매회 달라지는 게스트들과의 케미스트리 또한 유쾌하다.

이서진은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 등에서 보여줬던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모습 그대로 특유의 현실 감각을 유지한다. 때로는 매니지먼트 대상인 스타보다 더 꼼꼼한 모습이나 예상치 못한 문제에 빠르게 대처하기도 한다. 일을 하기 싫어 투덜거리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만 나름의 현실적인 책임감이 존재한다. 김광규는 매번 당황하고,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담긴다.

최근의 예능이 경쟁과 자극 중심으로 치우치는 가운데 '비서진'은 궤를 달리한다. 이서진과 김광규는 '비서답지 못한 비서'로서의 위치를 담담히 받아들인다. 잘나가는 연예인이 누군가의 매니저가 된다는 위치의 전환이 주는 웃음도 있지만 이들이 어설프게 업무를 수행하려는 끈기는 묘한 감동으로 이어진다. 일을 배우며 성장하는 중년이라는 예능 캐릭터는 꽤 신선하고 무해하다. 덕분에 세대를 막론하고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연예계라는 비현실적 무대 위에서 노동의 현실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돌아가는 수많은 실무의 과정들 그리고 그것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영역이다.

'비서진'을 연출한 김정욱 PD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서진 김광규 둘 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깊다"라면서 더 긴 호흡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김 PD는 앞서 이서진과 '리틀 포레스트'로 인연을 맺었고 이서진과의 예능을 기획했다. 당초 '비서진'은 이서진의 토크쇼 포맷으로 시작했으나 아이디어를 덧대고 발전시켜 지금의 매니지먼트 포맷이 됐다. 그렇다면 왜 이서진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PD는 "이서진은 좋은 출연자다. 다른 좋은 출연자들은 여러 곳에서 활약하지만 사실 이서진은 나영석 PD 예능 외에 발현된 적이 없지 않냐. 그래서 저희 스타일대로 이서진을 조명하고자 했다"라고 답하며 예능인 이서진의 매력을 강조했다.

이서진 역시 다른 직업이 아닌 자신과 밀접한 매니저 업무였기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비서진'은 2049 타깃 시청층을 노리고 기획됐다. 그룹 올데이프로젝트부터 배우 선우용여까지 폭넓은 게스트가 등장하는 까닭이다. 이에 김 PD는 "아이돌이나 선우용여 선생님 등 어르신들도 다양하게 색깔의 스타들을 모시려고 한다. 매니저라는 롤이기에 스타도 다양하게 모시려고 했고 작위적인 연출을 배제했다. 덕분에 가족 시청층이 보기에 편한 예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이와 함께 김 PD는 1회 게스트였던 이수지를 언급하며 "전방위에서 활약 중인 이수지가 1회 출연한 덕분에 틀이 잘 잡혔다. 이서진 김광규와 이수지의 세대차이 등이 재미 요소였다. 최근 지창욱 도경수이 출연했는데 이서진 김광규가 처음 맡은 남자 후배다. 생각보다 케미스트리가 좋고 더 투덜댄다. 여자 후배들과 다른 재미"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작위적 연출을 하지 않지만 최대한 이서진을 귀찮게 만들고자 예능적 전략을 짰다. 이미 여러 예능에서 담겼던 이서진 특유의 투덜거리는 모습이 '비서진'에서는 본격적인 재미 요소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김 PD는 "실제 현직 매니저들에게 형들이 힘들어할 만한 걸 물어본다. 예를 들어서 식사나 간식을 잘 챙겨야 한다던가. 광규형은 영어를 힘들어 했는데 영어를 외우게 했다. 또 두 사람을 배려해 스타 일정 중간에 투입할 수 있지만 일부러 아침 일찍 촬영을 시작해 형들의 화를 자극한다(웃음)"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김 PD가 생각한 흥행 포인트는 무엇일까. 이에 김 PD는 "이서진이 매니저라는 직업과 잘 어울리지 않고 상반되는 코드가 있다. 여기서 오는 웃음과 김광규와의 케미스트리, 또 게스트와의 케미스트리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즐겁게 촬영 중이며 제작진과 사이가 너무 좋다. 제 목표는 '비서진'이 스타들도 나오고 싶은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 손예진 이병헌 방탄소년단 등 톱스타들 다 환영이다"라고 밝혔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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