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 짠 채소·과일 주스 한 잔에 “염증 가라앉고 혈당은 조절”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5. 11. 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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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즙 주스 효과 짚은 ‘2025 한국식품영양과학회 국제심포지엄’
혈당 스파이크 잦으면 만성질환 위험 느는데
식사 때 착즙주스 함께 하면 혈당 상승폭 14.2%↓
생채소 주스, 혈중 루테인 수치 오래 유지
‘전신 염증 완화 등’에 효과적인 식이 전략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5 한국식품영양과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실천하는 저속노화: 과일 채소 섭취를 중심으로\' 세션에서 전남대 식품영양과학부 윤정미 교수가 채소 및 과일 착즙 쥬스를 만드는 과정과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최승식 자유기고가

저속노화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직접 착즙한 채소 주스가 염증 감소는 물론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5 한국식품영양과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실천하는 저속노화: 과일 채소 섭취를 중심으로' 세션을 통해 채소·과일 섭취와 건강 노화의 상관관계가 집중 조명됐다. 인제대 곽정현 교수, 전남대 윤정미 교수, 상명대 황지윤 교수, 김병재 의학박사 등 국내 영양학계 권위자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과일 및 채소 섭취를 통한 혈당 스파이크 관리와 저속노화’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인제대 식품영양·식품공학부 곽정현 교수는 채소 주스를 활용한 혈당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곽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빵을 섭취할 때 물을 마신 그룹보다 셀러리, 양배추, 케일, 레몬을 함께 넣은 착즙주스를 마신 그룹의 식후 혈당 증가폭이 14.2%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통계적인 유의성 없음 ). 이는 기존의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추측했을 때 레몬의 탄수화물 분해효소 활성 억제와, 셀러리·케일의 폴리페놀에 의한 체내 당 흡수 지연 효과 로 예상된다고 곽 교수는 설명했다.

곽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가 잦을수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물론 혈관에 염증과 손상이 누적된다. 혈당을 관리하는 것은 건강한 노화를 위해 필수적인 이유다”라고 짚었다. 이어 곽 교수는 식사 방식과 음식 종류를 조절하는 것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하면서 △채소부터 먼저: 식사 시 채소를 가장 먼저 섭취 △비전분 채소 섭취 늘리기: 브로콜리, 시금치, 상추 등 △저혈당지수(GI) 과일 먹기 △ 주스 섭취 시 첨가당 주스는 피하고 채소 비중이 높은 신선한 착즙주스 섭취 등을 권장했다.

전남대 식품영양과학부 윤정미 교수 연구팀은 녹색 잎채소 등에 풍부하게 함유된 루테인에 주목했다. 루테인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이를 통해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로, 노화로 인한 눈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로 잘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증가로 전세계 실명 원인 중 하나인 황반변성 발생률이 최근 20~30대 성인에서도 약 1.4배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팀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루테인이 풍부한 생채소 주스, 생채소, 시판 보충제의 세 가지 섭취 형태에 따른 효능을 비교 평가했다. 연구 결과 루테인이 풍부한 생채소 주스가 가장 두드러진 효과를 보였다. 윤 교수는 “생채소 주스는 혈중 루테인 수치를 다른 그룹에 비해 더욱 장시간 유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신 염증의 주요 지표인 hs-CRP를 가장 크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착즙하는 과정에서 섬유질 속 루테인이 방출되면서 체내 흡수율이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루테인이 풍부한 생채소 주스는 혈중 루테인 수치를 장기간 높게 유지하며 염증에 대한 보호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며 “채소 섭취가 부족한 청장년층에도 눈 건강 증진과 전신 염증 감소를 위한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식이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지구건강식단 구성.

김병재 의학박사 역시 채소와 과일 속 항산화 물질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핵심은 췌장 속 ‘베타세포’다. 이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고, 결국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당뇨병으로 이어진다”며 “베타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는 근본 원인 중 하나는 혈류 장애”라고 지적했다. 이어 “혈액이 잘 돌지 않으면 산소와 영양소가 세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노폐물도 배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혈전과 점액질, 지방 찌꺼기를 녹이는 데는 유기산이 도움된다”며 “유기산은 음식 속 지방이나 점액질, 염증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이 있으며, 과일에 특히 많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채소를 풍부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분만을 이유로 과일을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이처럼 다양한 영양상 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의 채소·과일 섭취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으로 질병관리청 권고 기준인 하루 과일·채소 500g 이상을 섭취하는 이들의 비율은 22.1%에 불과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평균 채소·과일 섭취량은 2016년 331g에서 2023년 221g으로 7년 새 33%나 급감했다.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황지윤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구건강식단(Planetary Health Diet, PHD)을 소개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월터 윌렛 박사를 필두로 한 의학전문가 37명이 진행한 프로젝트 ‘이트(EAT)-랜싯’에서 제안한 PHD는 과일, 채소, 콩류, 통곡물, 견과류 섭취를 늘리고 붉은 고기와 가공육, 첨가당 섭취를 줄이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황 교수는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는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까지 좌우한다”며 “PHD는 식사의 절반을 과일과 채소로 채우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나머지 절반은 통곡물, 견과류, 콩류 등 식물성 단백질, 불포화 식물성 오일로 채우며 특기할 만한 점은 붉은 육류는 하루 최대 30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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