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 말고 즉시”…이 대통령 ‘복지부동 파훼법’, 공무원 움직일까

신형철 기자 2025. 11. 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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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게 방침이 서면 신속하게 처리하세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사석에서 '법에 명확히 금지된 것 말고는 다 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공무원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모두 행사해 주권자의 복리 증진이든, 질서 유지든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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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바BAR_신형철의 잼있는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진천캠퍼스에서 열린 5급 신임관리자특강에서 강연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명확하게 방침이 서면 신속하게 처리하세요.”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주재한 국무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전 부처에 공통으로 내린 업무 지침입니다. 정책을 추진할 때 용역이나 검토 등으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이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특히 추진하기로 결론 난 일을 질질 끌 때면 답답함을 표하며 “좌고우면 말고 즉시 추진하라”는 주문을 여러 차례 해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금껏 이 대통령이 지역을 돌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해온 행보를 생각하면, ‘즉시 실행’을 강조하는 모습은 자칫 그간의 행보와 충돌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시민 참여와 ‘숙의’를 통한 결정을 중시했다면, 이 대통령은 시민과의 토론을 ‘정책 과제 발굴의 과정’으로 본다는 지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추진할 정책이 정해지면 그다음은 공무원의 몫입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강조한 것도 결국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적극행정의 개념은 지난 7월14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예비 국가공무원들(제70기 5급 신임관리자과정)을 상대로 일일 강의할 때 한 말에 잘 드러납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은 재량이 너무 많다. 그런데 재량 범위 내에서 선의로 한 일이라도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실패하면 ‘왜 그런 결정을 했느냐’며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철학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의 행정 경험과 변호사로서의 직업적 성향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게 그를 오래 보좌한 측근들의 설명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사석에서 ‘법에 명확히 금지된 것 말고는 다 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공무원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모두 행사해 주권자의 복리 증진이든, 질서 유지든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독려한 것이 이재명 정부가 처음은 아닙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한 1994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도 국무위원들에게 “모든 분야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데 유독 공무원사회는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적극행정을 주문한 기록이 있을 정도니까요. 관건은 공무원 조직을 어떻게 ‘실제로’ 움직이게 할 것이냐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공무원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기관장의 리더십과 책임 구조’에 있다고 결론내렸다고 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무원을 움직이게 하려면 기관장이 그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부여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시장 지시사항’을 문서화해 ‘내가 책임질 테니 집행하라’는 기조로 시정을 운영해왔다”고 설명합니다. 근거가 없으면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에게 기관장의 권한으로 근거를 명확히 부여해 일하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정 시절부터 축적해온 이른바 ‘복지부동 파훼법’을 이제는 대통령실 차원에서 정부 부처 전반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정부도 완전히 성공하지 못한 ‘부처 적극행정’을 이 대통령은 과연 실현할 수 있을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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