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외임신 후 펜타닐 중독으로 5억원 탕진한 30세 女, 무슨 일?

정은지 2025. 11. 6. 06: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처방 진통제에서 시작된 의존, 극단적 중독까지 이어진 회복의 여정
자궁외임신 수술 후 통증 완화를 위해 복용한 진통제를 시작으로 중독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오른쪽은 중독으로 야위었던 상태. 사진=애슐리코핀 SNS

자궁외임신 수술 후 통증 완화를 위해 복용한 진통제를 시작으로 중독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 등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에 거주하는 애슐리 코핀(30)은 수술 후 처방받은 진통제에 의존하다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중독으로 빠져들었고, 결국 약물 구매비로만 약 50만 달러(한화 약 5억 원)를 탕진했다.

애슐리는 2020년 4월 자궁외임신으로 인한 응급수술을 받고 한쪽 난관을 절제했다. 당시 의료진은 수술 후 통증 완화를 위해 오피오이드계(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했는데, 이 약물이 중독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처방된 용량만 복용했지만, 점차 내성이 생기면서 약효가 줄었고, 약이 떨어지자 거리에서 약을 구하거나 술집에서 낯선 사람에게 약을 얻기 위해 외모를 이용하기까지 했다.

그는 "그때의 나는 마치 유령 같았다. 몸은 존재했지만, 마음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통증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심리적 공허감이었다. "아이를 다시 가질 수 있을까, 내 몸은 망가진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날 집어삼켰다"고 말했다.

애슐리는 하루 최대 3.5g의 코카인을 함께 사용하며 극심한 중독 상태에 빠졌다. 약물로 인해 직장을 잃고, 가족과의 관계도 단절됐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성적 사진을 판매하고, 매일 술을 마시며 버텼다고 한다. 결국 2022년 10월, 그녀는 스스로 아동보호서비스(CPS)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며 "인생의 바닥을 쳤다"고 고백했다.

그 후 그는 약물 재활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정기적인 약물 검사와 상담 치료를 받았다. 3년이 지난 현재, 애슐리는 금단 증상을 완전히 극복했고 두 자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현재는 합법 대마초 산업에서 영업·마케팅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약물 의존으로부터 벗어난 삶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엄마가 '사람, 장소, 환경을 바꾸라'고 말했다. 그 조언이 내 인생을 바꿨다. 과거의 모든 인연을 끊고,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 뒀다. 그것이 회복의 시작이었다. 나는 지옥을 다녀왔지만, 진심으로 변화하고자 한다면 누구나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펜타닐, 모르핀보다 최대 100배,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강력한 작용

펜타닐은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강력한 합성 진통제지만, 극소량으로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최대 100배,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강력한 작용을 보이며, 최근 미국 내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약물은 중추신경계의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해 통증을 억제하고 진정 효과를 나타내지만, 동시에 호흡을 억제하는 부작용을 일으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문제는 펜타닐의 작용 속도와 강도가 매우 높아 복용량이 조금만 초과돼도 호흡이 멎거나 의식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점이다. 특히 불법 유통되는 펜타닐은 분말이나 알약 형태로 제조되어 다른 약물에 섞여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가 자신이 복용한 약물에 펜타닐이 포함되어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 빈번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펜타닐이 포함된 불법 약물 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급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의료용 펜타닐의 처방 남용과 관리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응급 상황에서는 오피오이드 해독제인 날록손(Naloxone)이 사용되지만, 펜타닐은 약효가 강하고 작용시간이 짧아 일반적인 용량의 날록손으로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펜타닐은 의료용으로 정당하게 사용될 때에는 유용하지만, 단 2밀리그램만으로도 성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며 "의료진은 처방 시 환자의 약물 이력과 내성을 반드시 확인하고, 환자 또한 비의료적 사용을 엄격히 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국내서도 오남용 우려, 감시체계 강화 추세

국내에서도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의 처방 및 오남용 위험이 확인되고 있다. 보건당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약 89만 건이었던 마약성 진통제 처방 건수가 2021년에는 약 148만 건으로 4년 동안 약 67% 증가했다. 한편 2024년 통계에서 펜타닐 정제의 처방환자 수는 전년 대비 약 10% 줄었고 처방량은 약 5% 감소했으며, 펜타닐 패치제의 처방환자 수는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적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2024년 6월부터는 의사·치과의사가 펜타닐 성분을 포함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 전 환자의 최근 투약내역을 조회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처방량 증가와 함께 중복처방·오남용 우려가 제기된 상태이며, 정부는 처방·투약 이력 추적시스템을 통해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단계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