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조 철밥통 키우기식 정년 연장은 청년층에 재앙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올해 안에 65세 정년 연장을 입법하라고 정부 여당에 요구했다. 양대 노총은 “보편적이고 일률적인 65세 정년 연장 방안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양대 노총은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은 필요하다. 저출생·고령화가 가장 큰 이유다. 지금 60대의 건강은 과거의 60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지기도 했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인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은 63~65세여서 정년을 더 늘려야 고령층 ‘소득 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방식은 신중히 정해야 한다. 노조 주장대로 ‘법정 정년 65세’로 하면 인력 유지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기업은 신규 채용을 거의 줄이고 자동화를 늘릴 수밖에 없다. 청년들에게 재앙이 닥친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초고령사회와 고령층 계속 근로 방안’ 보고서에서 2016년 법정 정년 연장으로 고령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정년 연장이 노조원 철밥통 키우기 방식으로 도입될 경우 청년 세대는 고용 절벽을 만날 것이 확실하다.
지금도 노동시장 양극화가 문제인데 정년 연장 혜택도 노조가 있는 대기업 일자리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근속 연수에 비례해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형 임금 체계와 고용 경직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법적 정년만 연장할 경우 그 부작용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법정 65세 정년’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방식이며,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와 기업이 감당할 수 없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지만 ‘65세 정년 연장’을 법으로 강제하지는 않았다. 정년 연장, 정년 폐지, 계속 고용 가운데 하나를 기업 스스로 선택하게 했다. 고령층이 퇴직 후 재계약할 경우 임금을 평균 40%가량 삭감했다. 지금도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는 청년 세대는 이번에 정년을 연장하면 혜택을 보는 세대의 자녀들이다.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노조원들은 보다 합리적인 정년 연장 방안을 마련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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