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진영]맘다니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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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무슬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도시다.
민주당 텃밭인 뉴욕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34)의 당선이 이변인 이유도 그가 미국 시민권을 얻은 지 7년밖에 안 되는 무슬림이어서다.
더구나 뉴욕은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데 맘다니는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다.
뉴욕의 인구 구성이 라틴계와 남아시아계 이민자들 위주로 변화하는 추세도 맘다니에게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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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의 인도계 가정에서 태어나 7세에 미국으로 이민 온 맘다니는 뉴욕주 하원의원을 지낸 정치 신예다. 돈도 조직도 없는 그가 뉴욕 주지사를 지낸 무소속의 거물 정치인 앤드루 쿠오모(68)를 꺾은 데는 살인적인 생활비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한 것이 주효했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걷어 공공주택 임대료 동결, 무료 버스, 무상 보육을 실현하겠다는 포퓰리즘 공약이 심각한 빈부 격차에 분노하는 표심을 사로잡았다.
▷맘다니는 1892년 이래 최연소 시장 당선인이다. 진보 언론들도 그의 경륜 부족을 문제 삼았지만 그는 ‘고인 물을 갈아보자(drain the swamp)’며 자신이 좌우 기득권을 청산할 적임자라고 반격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딥스테이트(deep state·기득권 세력)’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뉴욕의 인구 구성이 라틴계와 남아시아계 이민자들 위주로 변화하는 추세도 맘다니에게 유리했다.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재정 위기를 겪은 이후 월가의 암묵적 지지 없이 당선된 뉴욕시장은 없다고 한다. 그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자 월가가 수천만 달러를 들여 맘다니 저지 작전을 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가와 각을 세우며 인지도를 높인 맘다니는 민주당 후보가 된 후엔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월가 거물들과 물밑 접촉을 하며 ‘부자세는 대안이 있으면 철회 가능하다’고 설득했다. 그가 컬럼비아대 교수 아버지에 유명 영화감독 어머니를 둔 ‘캐비아 좌파’인 점도 부자들과의 소통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맘다니의 승리는 반(反)이민, 친(親)이스라엘인 트럼프의 패배다. 트럼프는 ‘공화당 찍으면 맘다니 된다’며 무소속 쿠오모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극우 세력에 밀리던 유럽 진보 정당들은 맘다니 승리에 고무된 표정이다. 하지만 맘다니의 급진적 좌파 공약은 민주당조차 거리 두기를 할 정도다. 뉴욕시 세수 기반이 붕괴되고, 임대료 동결은 도심 인프라 투자 동결로 이어져 슬럼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가 인구 850만에 연간 예산이 1160억 달러(약 168조 원)인 뉴욕 시정을 제대로 이끌어갈지, 어두운 트럼프 시대를 밝힐 빛이 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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