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산단 50년 역사, 예술로 재조명

한유진 2025. 11. 5. 21: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창원국가산단 50년 역사를 기점으로 예술과 산업이 창조적으로 교차하는 실험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창원 동남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창원국가산단 50+아카이브 전시 'Cre-maker, 기계와 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는 창원국가산단의 50년 산업 역사를 문화예술의 시선으로 재조명하고 산업유산을 문화자산으로 보존·기록하기 위해 마련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창원국가산단 50년 기점
‘산단 50+ 아카이브’ 전시
23일까지 동남아트센터

작업용 장갑·지형도 등
기술·예술 융합 作 선봬
산업유산 보존·기록 기회

창원국가산단 50년 역사를 기점으로 예술과 산업이 창조적으로 교차하는 실험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창원 동남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창원국가산단 50+아카이브 전시 ‘Cre-maker, 기계와 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는 창원국가산단의 50년 산업 역사를 문화예술의 시선으로 재조명하고 산업유산을 문화자산으로 보존·기록하기 위해 마련됐다.

5일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 동남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원국가산단 50+아카이브 ‘크리메이커-기계와 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전을 찾은 시민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전시에는 김근재, 김원화, 고은, 박경휘, 방상환, 양해광, 이산, 정광민, 정진경, 최수환, F5Collective가 참여해 산업단지의 역사,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동남아트센터 출입구. 최수환 작가의 작품 ‘두개의 문’이 전시의 서막을 알린다. 관람자가 들어서면 통로에 설치된 동작 센서에 따라 불투명했던 유리가 투명하게 변한다. 이를 통해 시각예술과 산업기술이 하나의 융합된 세계로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문을 넘어서면 △바다를 품고 산이 감싸 안은 평탄한 요새 △보이지 않지만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힘 △예술과 기술의 융합, 감각의 교차 편집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전시를 마주하게 된다.

F5 Collective의 ‘창원지형도’./한유진 기자/

F5 Collective의 ‘창원지형도’는 창원의 지리적·지형적 요소와 등고선을 담았다. 알루미늄 패널을 레이저로 커팅한 뒤 아노다이징 피막을 입히고 15개 레이어의 등고선 지도 조각을 산업특수 용액으로 각각 다른 색으로 채색한 작품이다.

정광민, 박경휘의 사회적 조각 프로젝트 ‘보이지 않는 손들’은 산업현장 노동자들의 작업용 장갑을 수집해 노동의 흔적과 서사를 예술 언어로 기록했다. 창원국가산단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장갑 135점이 비계 위에 설치돼 있다.

수많은 노동이 축적된 장갑에는 바코드가 부착돼 있고, 이를 스캔하면 장갑 주인의 인터뷰가 담긴 종이가 출력된다. 비계 위 장갑들은 무심히 지나쳤던 노동의 흔적을 물리적으로 드러내고 바코드는 그 흔적을 다시 인간의 언어로 해독한다.

정진경의 증강현실 작품./한유진 기자/

현대정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효성중공업 등 창원산단에서 생산된 기계 부품과 모형은 정진경 작가의 증강현실 작업을 통해 물고기·거위·코뿔소 등 생명체로 치환돼 기계와 생명,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풍경을 그려낸다.

방상환 작가는 기계 도면이나 회로도처럼 기능이 시각화된 이미지를 재해석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이산 작가는 동남아트센터 외부에 부는 바람을 시각·청각화하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현상 사이와 관계를 탐색한다.

김원화의 ‘인간의 거울 4:윌리엄’./한유진 기자/

김원화 작가의 ‘인간의 거울 4:윌리엄’은 윌리엄 모리스의 소설 ‘유토피아에서 온 소식’의 주인공 윌리엄 게스트의 인격을 부여받은 AI다. 관람자의 옷차림, 표정, 자세 등을 분석해 노동과 휴식, 창작의 기쁨과 고뇌를 예측하고 자신이 꿈꿨던 유토피아의 관점에서 삶을 해석해 말을 건넨다.

총괄 기획을 맡은 김나리 PSI STUDIO 대표는 “시민 누구나 창조적 생산자로서 능동적 주체가 됐으면 좋겠다”며 “문화산단이 일과 놀이, 배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삶을 이루는 형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경남도와 창원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추진하는 2025 문화가 있는 날 ‘창원산단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의 일환이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