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시트’ 발표 차일피일…한·미, ‘최종 디테일’ 옥신각신
원자력추진 잠수함·관세 소급 등 놓고 물밑 실랑이 치열한 듯

“팩트시트(설명자료)는 안보와 합쳐서 아마 하루이틀, 2~3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10월29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브리핑)
“마무리가 되면 조만간 조인트 팩트시트, MOU(양해각서) 서명하고 합의될 것.”(10월30일 김 실장 KBS 인터뷰)
“팩트시트는 이번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11월3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브리핑)
지난달 29일 저녁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곧 이뤄질 것 같던 한국과 미국 정부의 조인트(공동) 팩트시트 발표가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다. 대미 투자 등 관세협상 결과물인 관세 분야 팩트시트와 한국의 국방비 증액 등 안보 분야 팩트시트 가운데 안보 분야의 최종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관세 분야에서도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 소급 적용 시점을 확실히 해두려는 한국과 추가 논의가 불필요하다는 미국의 물밑 실랑이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팩트시트가 두 가지 있다”면서 “경제 분야 팩트시트는 거의 마무리가 다 됐고, 안보 분야 시트만 마무리되면 아마 같이 사인하게 될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한·미 원자력협정 등 문제가 미국 내 여러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해서 지체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보 분야 팩트시트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원자력추진 잠수함(핵추진 잠수함) 관련 양국 합의사항이 담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는 에너지부 등 미 행정부 내부 조율이 추가로 필요해 후속 작업에 시일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측 설명만 놓고 보면 관세협상 팩트시트와 대미 투자 MOU는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MOU 체결의 당사자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전날 문자메시지로 보고받은 내용을 보면 아직 미 통상당국과 줄다리기 중인 후속 쟁점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장관이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 도중 휴대전화를 확인하던 중 수신한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김 장관에게 “MOU 서명을 관보 동시 게재나 러트닉 서한 확보를 유지하면 서명 지연 가능성 있다”고 보고했다. 한국 정부가 자동차 품목관세 인하 시점을 이달 1일로 소급 적용받기 위해 MOU 서명 시 관세 인하 행정명령을 연방 관보에 동시 게재하거나 하워드 러트닉 장관이 편지로 이 내용을 써달라고 요구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는 내용으로 추정된다. 미측 입장은 연방 관보는 MOU 서명 후 나올 것이고, 조인트 팩트시트가 있으니 장관 서한은 불필요하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를 보면 ‘한국에서 대미 투자 법안이 발의된 달의 1일부로 품목관세를 소급 적용한다’고 합의했다는 김 실장의 브리핑과 달리 팩트시트에는 다른 표현이 담겨 있거나 일부 표현이 빠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일본은 MOU가 체결된 9월4일(현지시간)이 아닌 관보 게재 이후인 9월16일부터 15% 자동차 관세가 적용됐다. 반면 유럽연합(EU)은 9월24일 관보에 게재됐지만 8월1일자로 자동차 관세를 소급 적용받았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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