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차난 해법 ‘시민참여+스마트파킹’에 있다
전체 차량 대수〈 주차면수 불구
지역별 편차 크고 시간대별 쏠림
사유지 주차장·부설주차장 개방
노후 공동주택 주차장 조성비 지원
내집 주차장 갖기 사업 활성화 필요
주차공간 공유·빈 공간 정보 제공
‘스마트파킹’ 서울시 사례 소개

울산의 만성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서는 사유지나 시설에 주차장을 조성·개방하는 '시민참여형 주차사업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주차장을 곧바로 찾을 수 있도록 매칭하는 '스마트파킹'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울산시는 5일 의회 3층 회의실에서 '주차문제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을 주제로 울산교통포럼을 열고 지역의 만성적인 주차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에서 울산시 이현수 주무관은 '울산의 주차실태와 도로변 주차운영 방안'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향후 도시철도 개통이나 도시계획, 도로망 변화에 따른 주차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주무관이 분석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울산지역 전체 주차면수는 73만1,849면으로, 자동차 등록대수 59만8,933대의 약 122%에 달했다.
이는 서울(142%), 제주(126%), 충남(125%)에 이어 전국 네번째로 주차장 비율이 많은 것이다. 전남(70%), 세종(79%), 대구(97%)는 차량대수가 주차면수보다 많았다.
울산의 각 구군별 차량대수 대비 주차면수 비율을 보면, 남구가 175%로 많은 주차장이 확보돼 있는데 비해, 중구는 약 84%로 적어 대조적이었다. 동구와 북구는 각각 108%였고, 울주군은 107%였다.
이 같은 통계와 해석을 종합하면, 울산 전체를 보면 차량 대수보다 주차면수가 오히려 많은 셈이지만, 심각한 주차난의 이유는 지역별로 편차가 큰데다 주·야간 시간대별로 요구되는 주차장소의 쏠림 현상으로 인해 '주차 미스매칭'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울산지역에서 불법주정차 단속 적발 건수는 연간 32만건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불법주차의 4%에 불과하다고 이 주무관은 추정했다.
불법주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유지 주차장 조성·개방, 부설주차장 무료개방 지원, 노후 공동주택 주차장 조성비 지원, 내집 주차장 갖기 등 사업을 활성화하는 시민참여형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아파트 주간개방은 주차난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지만, 주거공간의 특성상 외부인 출입을 꺼려하는 탓에 실행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주차요금을 매겨 확실한 경제적인 보상이 주어진다면 참여 단지가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도로변 불법주정차 단속 역시 과도한 기준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유연화하는 등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주무관은 "불법주정차 단속은 대부분 주말이나 평일 점심에 이뤄지고 있고 야간에는 단속을 유예하고 있으나 법적 근거가 없어 시민 혼란이나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법령에 따른 시간을 정해 주차를 허용하는 등 명확한 단속 시행으로 혼란을 저감시키는 한편,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토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영준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파킹(지능형주차)과 서울 주차정책'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운전자가 주차장의 빈 공간을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소개했다.
서울시는 '서울주차정보'란 앱을 통해 위치, 주차면, 운영시간, 요금 등 주차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서울 마포구 등은 골목공유 주차사업으로 빌라, 다세대, 다가구 주택 등 주차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차량과 주차장의 미스매칭을 줄여 주차난 해소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한 위원은 설명했다.
종합토론에선 이수식 울산과학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남봉진 울산경찰청 교통계장, 김진영 울산매일 뉴스룸국장, 김승길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한영준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김창욱 울산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이 참여해 주차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주차난으로 인해 시민들이 매일 겪는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라며 "만성화된 문제지만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한다면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