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31개국 115편, 5일의 여정…예술과 산업이 만난 부천국제애니페스티벌
(부천=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은 매년 세계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축제다. 한국은 이제 애니메이션을 소비하는 나라가 아니라, 새로운 감각과 기술로 '만드는' 나라로 성장했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2025) 영화제 심사위원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인 클라우디아 샤펜의 말이다.
제27회 'BIAF 2025'가 5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달 2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시민 3만여 명이 다녀간 올해 BIAF는 예술과 기술, 창작과 산업이 교차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지금'을 기록하고 '미래'를 제시한 장이었다.
◇ '세계로 열린 스크린'… 31개국 115편의 이야기
지난 달 24일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개막한 BIAF 2025는 전 세계 31개국에서 온 115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중국 애니메이션 '차오'(Chao)가 국내 최초로 상영되며 큰 호응을 얻었고, 어린이부터 애니메이션 전공 학생, 업계 전문가들까지 관객의 연령층도 다양했다.
대상은 장편 부문 '리틀 아멜리'(Little Amelie)와 단편 부문 '신은 기괴하다'(God is Strange)가 차지했다. 심사위원단은 '리틀 아멜리'에 대해 "시적 서사와 감정의 울림이 탁월하다"고 평했고, '신은 기괴하다'에는 "기묘하고 독창적인 시각 언어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두 작품은 아카데미 단편·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출품 자격을 획득했다.
BIAF의 또 다른 무대는 '소소한 토크(Talk)!'였다. 지난달 26일 웹툰융합센터 3층에서 열린 세 번째 세션은 장편제작지원선정작 '꼬마'의 홍준표 감독과 '부산행', '지옥'으로 알려진 연상호 감독이 함께했다.
두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창작자로서의 고독, 그리고 애니메이션 산업의 현실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홍준표 감독은 "BIAF의 제작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꼬마'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 애니메이션이 장편 서사로 확장되기 위한 도전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어린이 콘텐츠'로 인식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장르를 넘어 예술의 언어로 확장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BIAF 같은 플랫폼이 창작자들에게 큰 용기를 준다"고 덧붙였다.
관객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애니메이션 4D 기술, 제작비, 글로벌 OTT 시장 진출 등 현실적인 논의도 이어졌다. 창작과 산업의 간극, 예술과 시장의 균형이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현장의 대화는 진지하고도 따뜻했다.
◇ '예술과 산업의 교차점'…BIAF가 남긴 것
BIAF 2025는 올해 특히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보여줬다. 예술적 실험을 중시한 작품들이 경쟁 부문에서 주목받았고, 동시에 시민과 가족 관객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거리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캐릭터 코스튬을 입고 포토존을 찾았고, 상영관 밖에서는 학생들이 단편 상영 후 토론을 벌였다.
'영화제는 예술가의 무대이자 시민의 축제'라는 원칙이 실제로 구현된 셈이다.
BIAF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 생태계의 구심점으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올해 '장편제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제작지원작이 3편 추가로 선정됐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공동제작 모델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BIAF 집행위원회는 "애니메이션이 더 이상 '하위 장르'가 아닌, 콘텐츠 산업의 중심으로 서야 한다"며 "창작자와 투자자, 관객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5일간의 페스티벌 기간 부천은 하나의 거대한 애니메이션 도시로 변했다.
거리에는 BIAF 캐릭터 배너가 내걸렸고, 카페와 상점은 축제 참여 스탬프를 내걸며 관광객을 맞이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BIAF는 지역 문화와 국제 교류를 잇는 가장 중요한 축제"라며 "도시 전체가 애니메이션으로 물든 5일이었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 : 김종석 PD>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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