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 기적의 그림자 속 인간의 질긴 욕망을 파헤치다[리뷰]

신영선 기자 2025. 11. 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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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원자'는 스크린 너머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종훈의 기적에 대해 오복리 사람들은 "그 분의 선택"이라는 이상한 말을 하고, 알고 보니 오복리는 한때 '기적의 마을'이라 불렸던 곳이었다.

이제는 말라붙은 기적에 목말라하던 마을 사람들은 다시 피어난 기적의 불씨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인간이 '기적'을 간절히 원할 때, 이러한 욕망이 얼마나 잔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신랄한 묘사로 차근차근 관객들에 들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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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영화 '구원자'는 스크린 너머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당신이라면, 기적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이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름 모를 누군가는 저주와 같은 불행을 겪어야 한다면, 우리는 이를 축복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아내는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고 아들은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세 사람은 과거의 상처를 뒤로한 채 시골 마을 오복리로 향한다. 이사 첫날, 아빠이자 의사 영범은 어둑한 도로에서 한 노인을 차로 치게 되고 그는 경찰에 신고를 하는 대신 노인을 집으로 데려와 치료한다. 공교롭게도 노인은 온몸에 암이 퍼진 환자였고 영범은 당분간 노인을 돌보기로 결정한다. 그러던 중, 영범은 기괴한 꿈을 꾸게 되고 다음 날 교통사고로 걷지 못하던 아들 종훈이 기적처럼 낫는다. 종훈의 기적에 대해 오복리 사람들은 "그 분의 선택"이라는 이상한 말을 하고, 알고 보니 오복리는 한때 '기적의 마을'이라 불렸던 곳이었다. 이제는 말라붙은 기적에 목말라하던 마을 사람들은 다시 피어난 기적의 불씨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종훈의 다리가 낫던 날 민재라는 아이가 다리를 못 쓰게 된 사실이 드러나고, 마치 아들 종훈의 악몽이 옮겨 붙은 것 같은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영범은 자신의 집 창고에서 돌보던 노인에 의심을 싹틔운다.

'구원자'는 오컬트 스릴러의 외피를 둘렀지만 속은 인간 본성을 자극하는 심리극으로 채워진 미스터리물이다. 뼈시린 스산한 분위기 속 점프 스케어 같이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나 유혈 묘사도 등장하지만, 관객들을 진짜 공포로 몰아넣는 건 심리적 압박감이다. 인간이 '기적'을 간절히 원할 때, 이러한 욕망이 얼마나 잔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신랄한 묘사로 차근차근 관객들에 들이민다.

김병철과 송지효, 그리고 김히어라까지 세 주연이 맞닥뜨린 심리적인 고뇌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양심에 따른 선택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 주연은 자신의 얼굴에 꼭 알맞은 가면을 쓴 듯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호연을 펼친다. 학폭 논란 이후 첫 상업 영화로 복귀하며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한 김히어라의 연기 변신이 스크린 위에서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지는 지켜볼 일이다.

나의 기적이 누군가에게 저주라는 설정 탓에 던져지는 질문이 많은 영화다. 덕분에 지루함 없이 서사가 진행되며 몰입감을 더한다. 다만 '구원자'로 묘사되는 노인의 정체와 속편을 암시한 듯 확실하게 매듭짓지 못한 결말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5일 개봉.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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