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에 원전 3기 더 필요한데…정부, 에너지 감축목표 높여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5. 11. 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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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에너지 이용계획 발표
"사용 0.1% 줄여 탈탄소 전환
4년후 목표량 2억1100만toe"
기후변화로 냉난방 급증하고
AI 데이터센터 증설따라
국내 전력수요 5년후면 2배
"현실 무시한 이상적 대책"

◆ 에너지 정책 ◆

이재명 정부가 5년 뒤 국내 에너지 소비량을 지금보다 0.1%가량 줄이겠다는 에너지이용 합리화 계획을 발표했다. 한정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급증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7차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기후에너지부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 감소 국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2024년 2억1200만toe(석유환산톤·1toe는 원유 1t의 열량)를 기록한 최종 에너지 소비량을 2029년까지 2억1100만toe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용하는 에너지를 뜻하는 '에너지원단위' 기준으로는 총 8.7%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2024년에는 GDP 100만원당 0.092toe의 에너지를 사용했지만 2029년에는 0.084toe만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타당성보다 당위성에 기반한 목표라는 반응이 나왔다. 기후에너지부에 따르면 이 같은 목표치는 한국이 2023년 12월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에너지 효율 개선 수준을 2배로 향상시키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장기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2029년까지 매년 자연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0.9%씩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2배로 향상시키면 해당 목표치가 나온다는 얘기다. 하지만 AI 산업의 빠른 확산에 따라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비현실적인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기관마다 전망치가 다르지만 2030년이면 지금보다 대략 3~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는 2022년 460TWh(테라와트시)였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2030년엔 1000~2000TWh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세계적으로 2023년 60GW(기가와트)였지만 2028년에 127GW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GW는 대형 원전 1기 설비 용량이다. 이 같은 전망치를 맞추려면 대형 원전 67개를 새로 지어야 할 정도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부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올해 8.2TWh에서 2038년 30TWh로 거의 4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GW 규모의 원전 1기가 1년 내내 가동하면 대략 10T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정비 기간 등을 감안하면 실제 발전량은 7~8TWh에 그친다. 산술적으로 2038년까지 대형 원전을 3개는 더 지어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다 최근 엔비디아가 한국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26만장가량 공급하기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력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GPU는 1000W로 알려져 있는데 26만장이면 260㎿(메가와트)로, 작은 석탄화력발전소 1기에 맞먹는 수준의 전력을 소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전력 수요 전망에 데이터센터는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기후 변화로 여름철 냉방 수요와 겨울철 난방 수요도 점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4년 뒤 에너지 소비를 지금보다 줄이겠다는 정부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강인선 기자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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