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잘나가는데 나홀로 실적 곤두박질 KAI… 민영화 힘 받나

김경준 2025. 11. 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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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K방산의 약진으로 매분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다른 방산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KAI)와 비교하면 예사롭지 않은 역주행이다.

KAI는 5일 올해 3분기 매출액 7,021억 원, 영업이익 602억 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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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15%, 영업이익 30% 급감
"국내 LAH, 폴란드 FA-50 납품 지연 탓"
경쟁 사업 잇단 고배… 수주 절벽 우려
'낙하산 사장' 불투명 지배구조 개선해야
10월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소형무장헬기(LAH)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K방산의 약진으로 매분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다른 방산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KAI)와 비교하면 예사롭지 않은 역주행이다. 잇단 국내 경쟁 사업 수주 실패와 수출 물량 절벽 등으로 중·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사장'이 선임되는 준공기업 구조에서 벗어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AI는 5일 올해 3분기 매출액 7,021억 원, 영업이익 602억 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2%와 29.4% 감소했다. KAI 관계자는 실적 부진 이유에 대해 "내수용 소형무장헬기(LAH) 납품이 연기되면서 관련 실적이 4분기로 이월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며 "항공기는 단가가 크다 보니 실적이 이월되면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폴란드에 수출할 FA-50PL 물량의 인도가 지연된 것도 매출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FA-50PL에 탑재될 미국제 핵심 장비들의 수출 허가가 늦어진 데다 통합 작업도 까다로워 인도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4분기에는 필리핀에 수출한 FA-50PH의 성능개량 사업 매출도 예정돼 있어 실적이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10월 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를 찾은 관람객들이 KF-21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업계에선 KAI의 실적 부진이 단순히 납기 지연에 따른 착시 효과만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완제기 수출 분야 수주 절벽이다. 주력 기종인 FA-50의 폴란드(28년까지 2.9조 원), 말레이시아(29년 1.2조 원), 필리핀(32년 9,800억 원) 수출 물량 등 5조8,000억 원의 수출 잔고가 있는데, 전문가들은 추가 수주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KF-21이 수출 물꼬를 터줄 수 있지만, 장담할 순 없는 상황이다. 국내 사업 경쟁입찰에서도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에 연전연패 중이다. 지난 4월 9,613억 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에선 원제작사인 미국 시콜스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도 고배를 마셨고, 9월엔 1조8,000억 원 규모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에서 패하며 그간 독식해온 국내 고정익 특수목적기 사업에서도 시장을 내줬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강구영 전 사장 사퇴 이후 4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리더십 공백과, 그 원인이 된 KAI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미래 먹거리 개발, 기술·영업 경쟁력 회복 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KAI는 수출입은행(26.4%)과 국민연금공단(8.1%)이 전체 지분의 34.5%를 차지하고 있어 사장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산 전문가는 "KAI는 T-50을 시작으로 국내 항공기 수요에 대해 수의계약을 맺으면서 성장해왔는데, 요즘 들어 신사업에 경쟁 입찰을 도입하니 과거와 같은 성장 방정식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내 경쟁에서 이기고, 해외 수출을 따내려면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걷어내고 전문적인 리더십을 맞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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