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해 피살 은폐’ 서훈 징역 4년, 박지원 징역 2년 구형

김은경 기자 2025. 11. 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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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서욱에 징역 3년, 노은채에 징역 1년 구형

검찰이 북한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 책임자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2월 26일 오후 2시에 내려진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은채(왼쪽부터) 전 국정원 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일 전 해양경찰청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징역 4년을,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홍희 전 해경청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년,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고위공직자인 피고인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후 과오를 숨기기 위해 당사자를 월북자로 둔갑시켰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해 국민을 속이고 고인과 유가족도 사회적으로 매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으로 사건의 실체를 면밀히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던 고(故) 이대준씨가 서해에서 표류하다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뒤 시신이 소각된 사건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국정원, 국방부 등은 이씨의 자진 월북으로 결론 냈으나 정권이 바뀐 뒤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이들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해 사건을 고의로 은폐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문 전 대통령은 사건이 벌어진 이튿날 ‘남북화해 및 종정선언’을 촉구하는 화상 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북한군의 피살 사실이 알려지면 그간의 대북 화해 정책에 대한 비판이 불거질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날 결심 공판은 2022년 12월 검찰 기소 후 약 3년 만에 열렸다. 지금까지 약 70차례 재판이 열렸고 군사기밀인 북한 감청 기록 등 특별취급정보(SI)가 증거로 다뤄지면서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훈 전 실장은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과 해경에 이씨 피살과 시신 소각 사실을 숨기라고 지시하고, 이후 ‘월북 몰이’를 위해 국방부·해경·국가안보실에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허위 자료를 작성·배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최고 결정권자로서 죄책이 가장 무거우나 혐의를 부인하고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홍희 전 청장은 서 전 실장의 지시를 받아 사건 이튿날 이씨가 실종돼 수색 중이라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후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담은 허위 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씨 피살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도박으로 돈을 탕진한 이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해 고인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에 대해 “해경청장으로서 수사할 의무를 다하지 않고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해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2차 피해를 입혔다”고 했다.

박지원 전 원장과 노은채 전 실장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이대준씨 관련 첩보와 보고서 50여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가 적용됐다.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와 예하부대에 이씨 관련 첩보를 삭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서 전 실장 측은 이날 “이 사건 수사는 정무적 동기로 기획됐고, 처음부터 결론이 정해진 수사”라고 했다. 김 전 청장 측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명백히 월북이 아니란 사실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최후 진술에서 “이 사건은 윤석열이 기획·지시하고 국정원 일부 직원들과 감사원이 공모해서 만들어낸 정치 조작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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