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뺑소니’ 30대 남성 중형 확정…음주운전은 무죄
음주운전·도피는 모두 무죄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씨(33)에게 이 같이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16일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24일 새벽 술을 마신 상태로 마세라티 차를 운전하다가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배달 일을 마치고 새벽길에 퇴근하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치고, 뒷자리에 탑승했던 여자친구는 사망했다.
김씨는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 지인들에게 ‘음주 교통사고를 냈는데 도망가야 하니 대전까지 차량을 태워달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야 하니 대포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하며 범행을 은폐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1심은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무죄로 보고 도주치사 등에 대해서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가 범행 직후 도주한 탓에 음주운전 여부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수사기관은 음주 이후 시간이 지난 뒤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뒤 시간을 역산해 사고 당시의 만취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2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 의해 특정된 김씨의 음주량(0.093%)은 수사기관이 추측한 수치에 불과하다”며 “이를 근거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추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지인을 통해 도피를 시도한 점도 “방어권 남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판례상 범인이 스스로 도피하거나, 도피를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모두 처벌받지 않는다.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등 방어권이 남용됐다고 판단될 때만 범인도피 교사죄가 성립한다.
김씨와 검찰 모두 이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김씨가 사망사고를 낸 사실을 알면서도 대포폰을 제공하는 등 범인 도피죄로 함께 기소된 오 모씨는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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