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공쿠르상에 로랑 모비니에 '빈집'…20세기 비극적 가족사 다뤄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세계 3대 문학상인 프랑스 공쿠르상의 올해 수상자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부역한 혐의를 받았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다룬 로랑 모비니에(58) 작가가 선정됐다.
AFP통신, 르몽드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드루앙 레스토랑에서 공쿠르 아카데미는 1차 심사 결과 모비니에의 가족사 소설 '빈집(La Maison Vide)'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모비니에가 어린 시절 내내 들었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20세기를 배경으로 그의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다룬다.
르몽드에 따르면 이 소설은 모비니에가 16살에 아버지의 자살을 겪은 뒤 "무엇이 아버지가 목숨을 끊도록 몰아붙였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작품은 증조할머니 마리 에르네스틴의 이야기로 시작해 가족의 모든 비극이 고요하고 무자비하게 설정된 일종의 수학적 논리의 결과였던 것처럼 전개한다.
작품에는 할머니 마르그리트가 나치 독일에 부역했다는 혐의로 머리가 깎이는 것을 모비니에의 아버지가 7살 무렵 바라보는 장면도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비니에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 이야기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게 했다고 전했다.
1967년생인 모비니에는 프랑스 서부 투렌의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자랐다.
1999년 첫 소설 '그들로부터 멀리(Loin d'eux)'를 발표한 뒤 '이별 연습', '끝나는 것을 배우다', '군중 속' 등을 집필했다. 빈집은 그의 열 번째 소설이다.
필리프 클로델 공쿠르 아카데미 회장은 빈집이 "올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근본적인 소설"이라며 "20세기 역사를 되짚어보는 문학적 힘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거의 건축적인 의미의 구조물"이라고 평가했다.
선정 후 모비니에는 "매우 기쁘다"며 "(나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해 여러 세대에 걸쳐 있는 책이기 때문에 엄청난 보상"이라고 밝혔다.
공쿠르상의 상금은 10유로(약 1만60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상작으로 발표된 책은 그해 수십만 권 이상 판매되며 해당 연도의 최고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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