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이직’ 사각지대 현행법에… 배터리 기술유출 논란 자초

박한나 2025. 11. 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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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산업의 기술유출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이 임원의 해외 이직을 제어하지 못하는 법적 공백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 상태로는 핵심 기술과 네트워크를 통째로 옮길 수 있는 임원급 인사가 사실상 무제한 국외로 이직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상 임원의 국외업체로의 이직을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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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 플랜트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국내 배터리 산업의 기술유출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이 임원의 해외 이직을 제어하지 못하는 법적 공백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 상태로는 핵심 기술과 네트워크를 통째로 옮길 수 있는 임원급 인사가 사실상 무제한 국외로 이직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상 임원의 국외업체로의 이직을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 국내 배터리 기업에 재직하던 임원들이 국내 관련 기업으로의 이직은 약 2~3년 동안의 제한을 받지만 국외업체로의 이직은 바로 가능하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 등은 비밀유지약정서나 근로계약서에 퇴직 후 1~3년간 경쟁사에 이직하지 않으며 영업비밀을 누설하지 않다는 조항을 넣고 있다. 대상인 임원이나 연구개발(R&D) 등 핵심 직원들은 자필 사인을 하게 돼 있다.

그러나 현행법으로 국외 기업으로의 전직은 현재 막을 수 없다. 중국, 유럽, 인도 등으로 이직하더라도 전직 자체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기술 유출이 확인되면 처벌과 벌금 부과가 가능하지만, 이직 자체만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고밀도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인도 전기 이륜차 1위 업체 '올라'(OLA Electric)로 유출된 것도 국외기업에 근무하는 국내기업 전문가가 이직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지사에서 근무하던 수석연구원이 올라로 이직하면서 국가핵심기술을 판 것이다.

미국에서 국내 기업간 핵심 기술 인력의 이동에 따른 기술 유출 여부를 따지는 소송전도 발생하고 있다. 재원산업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북부 연방지방법에 엔켐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영구금지명령 청구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제출했다.

재원산업 측은 엔켐에 이직한 최소 6명의 전직 임직원들이 영업비밀에 접근 권한이 있어 비밀유지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엔켐 측은 임직원들의 이직 기간 등에 문제가 없어 법적 근거 없는 무분별한 소송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의 '이공계 인력의 해외유출 결정요인과 정책적 대응방향'에 따르면, 국내 근무 중인 이공계 연구자 중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66.7%가 '보수'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이어 '연구 생태계·네트워크'(61.1%), '기회 보장'(48.8%), '고용안정성'(41.5%)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산업기술보호법이 육성에 되려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인 데다 핵심 연구개발 인력은 별도 서약서를 받아 이직 자체를 제한하지만 정작 이들의 처우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의 경쟁력은 이런 핵심 멤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임원들은 접근 가능한 정보의 보안 레벨이 높고, 회사 내 자료를 통째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실제 기술을 복제하거나 인력을 데리고 나갈 수 있는 건 직원이 아니라 임원이기에 수사를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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