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신라 천년 왕릉 역사, 렌즈에 담다
사진집 '능에 길을 묻다' 발간

"억겁의 세월을 지켜온 왕릉의 사라진 역사를 빛의 각도와 시각에 따라 되살려 보고 싶었다."
66년간 사진 활동을 해온 울산문화예술계 원로인 사진작가 서진길 씨가 사진집 '능에 길을 묻다'를 내놨다.
사진집 「태화강」 이후 2년 만이다.
서진길 사진작가는 수많은 시간을 경주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발로 뛰며 오락가락하다 숱한 왕릉 혹은 왕릉으로 추정되는 무덤들과 마주쳤다. 한 곳을 세 번 이상 갔고, 때론 연출로 이야깃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헌다례를 통해 예를 다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세월 사진 활동을 하는 동안 나름대로 진실한 산 지혜를 터득해 왔다. 여러 사진집을 출판하면서 이 시대 사진인이 걸어가야 할 삶의 가치를 찾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신라 충신 박제상의 '눌지왕',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의' 법흥왕', 태화사지의 '선덕여왕', 다운동 차 문화의 '흥덕왕', 처용설화의 '헌강왕', 계변천신설화의 '효공왕', 삼호동 지명과 관련한 '경순왕'의 능도 사진집에 담겼다.
서 작가는 "신라 천 년을 수호하는 데 지형적인 특성과 입지적 조건이 바탕이 됐으며, 찬란한 신라문화와 함께 울산의 정체성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별세한 김병길 본지 주필의 평론도 눈길을 끈다.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까닭에 사진 촬영에 동행하면서 이 사진집을 기획할 당시 쓴 글이다.
고 김 주필은 서 작가를 '카메라를 들고 환생한 천 년 전 신라인' 이라고 표현하며 "역사의 신비와 경계를 넘나들며 렌즈에 담아왔다. 「능에 길을 묻다」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필생의 작업으로 자리매김했다"라고 평했다.
사진집의 표지 전각(초)은 서예가 우보 배성근이, 헌시는 시인 문영이 썼다.
서 작가는 1959년 '민심'으로 사진작가로 데뷔한 후 '우리 사는 땅'(1988년)과 '사진으로 보는 울산 100년'(2009년). '숨결'(2006년), '반구대 암각화'(2020년), '태화강' (2023년) 등의 사진 작품집을 펴냈다.
대한민국 사진대전 심사위원, 한국예총 울산지회장,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 울산문화원장 등을 지냈으며,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상,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문화상, 울산 시민의 장을 수상했고 2006년 대한민국 문화훈장(화관장)이 서훈됐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