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멕시코 시장, 광장서 총격 피살…‘마약과의 전쟁’ 20년

박원기 2025. 11. 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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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마약 범죄 조직 소탕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현직 시장이 광장에서 괴한의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오늘 월드이슈에선 20년째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의 실태에 대해 박원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만소 시장은 평소 마약 범죄 조직을 척결하겠다고 외쳐왔는데, 멕시코 정부는 그에게 앙심을 품은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공식 선포한 지 올해로 20년이 됐지만 공권력을 노린 잔혹한 보복 살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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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멕시코에서 마약 범죄 조직 소탕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현직 시장이 광장에서 괴한의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오늘 월드이슈에선 20년째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의 실태에 대해 박원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현직 시장이 총에 맞은,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기자]

10월 말, 11월 초는 '망자의 날'로 부르는 멕시코의 전통 축제 기간입니다.

카를로스 만소 시장은 숨진 이를 기리는 추모 의식에 참여하던 도중 습격을 받았습니다.

[카를로스 토레스 피냐/검사 : "증거를 보니 총은 최소 7번 발사됐습니다. 용의자는 도망치려다 수 초 뒤 붙잡혀 (사살됐습니다)…."]

멕시코 미초아칸주에 있는 우루아판시의 광장에 인파가 가득한데요.

웬 남성이 사람 사이를 뚫고 추도 의식을 하고 있는 만소 시장에게 접근합니다.

이어 번쩍번쩍 여러 차례 섬광이 입니다.

일대는 곧 아수라장이 됐고, 군중들은 혼비백산 달아납니다.

괴한들에게 총을 맞은 만소 시장은 끝내 숨졌습니다.

괴한 세 명 가운데 1명은 현장에서 사살됐고 2명은 붙잡혔습니다.

[앵커]

시장을 살해한 이들의 신원은 밝혀졌나요?

[기자]

만소 시장은 평소 마약 범죄 조직을 척결하겠다고 외쳐왔는데, 멕시코 정부는 그에게 앙심을 품은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멕시코 안보장관 : "정부를 대표해, 조직 범죄로 고통스럽고 부당한 피해를 겪는 그의 가족과 우루아판 시민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우루아판 지역은 멕시코 핵심 수출 작물인 아보카도 재배의 중심지인데, 동시에 마약 원료가 되는 작물의 경작지도 있습니다.

이 지역 범죄 조직들은 아보카도 농가를 갈취하면서 마약 범죄에도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 9월 취임한 만소 시장은 범죄와 싸우겠다며 연방정부에 지원도 요청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싸늘한 주검이 됐고, 장례식이 열리던 날 우루아판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정의'를 외치며 그를 추모했습니다.

만소 시장은 평소 테러 위협을 의식해 방탄조끼를 입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장례 행사 때 그의 상징과도 같던 카우보이 모자와 방탄조끼를 본 시민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앵커]

멕시코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멕시코 정부는 이번 암살 사건의 배후를 밝혀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그러면서도 과거 정부 때 있었던 대대적인 소탕 작전 같은 방식에 대해선 선을 그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멕시코 대통령 : "일부는 과거 '마약과의 전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장과 무력 개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멕시코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의 핵심 경로이고, 멕시코 카르텔은 점점 세계적인 마약 밀매 조직으로 세력을 확장해 왔습니다.

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공식 선포한 지 올해로 20년이 됐지만 공권력을 노린 잔혹한 보복 살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6년 집권한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은 군과 경찰을 총동원해 마약 밀매 조직과 전면전을 벌였습니다.

재임 기간 충돌과 유혈 사태가 빈번했는데, 지방 도시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 90여 명이 범죄 조직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중도 성향의 니에토 대통령은 무력 충돌 대신 강력범죄 단속에 비중을 뒀고요.

이어 취임한 좌파 성향의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분위기를 바꿔 보겠다며 복지와 일자리 제공에 중점을 둔, 포용 정책을 폈습니다.

하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고, 두 사람 재임 기간에도 시장과 시의원 등이 살해당한 사례는 100건에 육박했습니다.

전임자보다 더욱 적극적인 단속 정책을 펴고 있는 셰인바움 현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20명 넘는 시장, 시의원이 살해당했습니다.

[앵커]

멕시코 상황에 대해 미국도 칼을 빼 들 기세라면서요, 이건 무슨 얘긴가요?

[기자]

네 아무래도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다 보니, 미국도 가만히 구경만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미국 NBC방송은 전현직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과 정보요원을 멕시코에 파견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 서쪽 카리브해 일대에 군사력을 동원해 왔는데요.

만약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타격하기 위해 미군 병력을 또 투입한다면 동쪽에 전선이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다만 파견이나 투입이 당장 이뤄지는 건 아니고, 임무를 어느 수준까지 할 건지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과거 미국 정부는 멕시코에 미 중앙정보국 CIA나 마약단속국 DEA 직원을 조용히 보내서 현지 경찰이나 군을 지원하긴 했지만 직접 군사 행동에 나서진 않았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지금까지 미국의 마약 소탕 작전에 대체로 협조하고 호응해 왔다지만, 미국이 직접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엔 얘기가 달라지는데요.

마약과의 전쟁을 20년째 이어오고 있음에도 마약 카르텔과 맞선 공직자 암살이 끊이지 않는 멕시코에 어떤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래픽:김현갑/영상편집:김주은 정시온/자료조사:권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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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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