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가두는 '젤 전해질'로 전기차 배터리 수명 2.8배 늘렸다

조가현 기자 2025. 11. 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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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는 충전 전압이 높을수록 양극 속 산소가 불안정해지며 활성산소를 만들고 활성산소가 전해액을 분해해 가스를 발생시키고 폭발 위험까지 높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송현곤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함께 활성산소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젤 형태의 전해질을 만들어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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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 전압이 높을수록 양극 속 산소가 불안정해지며 활성산소를 만들고 활성산소가 전해액을 분해해 가스를 발생시키고 폭발 위험까지 높인다. 국내 연구팀이 이런 ‘산소 노화’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송현곤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함께 활성산소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젤 형태의 전해질을 만들어냈다고 5일 밝혔다. 젤 형태의 전해질은 ‘안트라센 기반 반고체 전해질(An-PVA-CN)’로 산소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아예 묶어두는 ‘산소 포획 젤’이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10월 5일 게재됐다.

UNIST 연구팀은 배터리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활성산소의 생성을 막기 위해 안트라센 기반 젤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 그림은 전해질이 고전압에서 산소 반응을 어떻게 막는지를 보여준다. 기존 배터리에서는 불안정한 산소가 서로 결합해 산소 이합체와 활성산소를 만들어 전해액을 분해하고 전극을 손상시킨다. 반면 새 전해질의 안트라센 분자는 산소 음이온을 붙잡아 이런 반응을 차단하고 동시에 생긴 활성산소를 포획해 전극 표면을 보호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해질의 핵심은 두 가지 보호 장치다. 먼저 ‘안트라센(anthracene)’이라는 물질이 있다. 안트라센은 석탄 타르에서 얻어지는 벤젠 고리 3개짜리 유기분자로 활성산소를 잡아먹는 항산화제처럼 작동한다. 배터리 안에서 산소가 서로 결합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먼저 붙잡아 안정화시키는 ‘산소 덫’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보호막은 ‘니트릴기(–CN)’다. 탄소와 질소가 삼중결합한 구조로 전기적으로 안정돼 있다. 덕분에 니켈 금속이 녹아 나오거나 전극 구조가 무너지는 걸 막는 단단한 결합 고리처럼 작용한다. 

이번에 개발한 젤 전해질을 적용한 배터리는 4.55V 고전압 조건에서 5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81%를 유지했다.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는 180회 만에 80% 이하로 떨어진다. 수명이 2.8배 늘어난 셈이다. 또 가스 발생이 줄어 배터리 부풀음도 약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송현곤 교수는 “고전압 배터리의 산소 반응을 ‘전해질 설계’ 단계에서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 원리는 향후 우주항공용 경량 리튬이온전지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 doi.org/10.1002/aenm.202503180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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