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간판, 못 지켜요” 대구 자영업자들, 물가 폭등·심야 영업 중단…‘허위광고’ 민원까지

권종민 기자 2025. 11. 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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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영업을 하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게 '꿈같은 얘기'예요."

대구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전기요금 상승, 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심야 영업은 '마이너스 장사'가 됐다"며 "예전엔 '24시간'이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해 문을 닫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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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 한 음식점 간판에 24시간 영업을 알리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하지만 이 식당은 유지가 어려워 저녁 손님이 끊기면 문을 닫는다. 권종민 기자

"하루 24시간 영업을 하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게 '꿈같은 얘기'예요."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최근 구청으로부터 민원 접수 사실을 통보받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게 간판엔 '24시간 영업'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손님이 끊기면 문을 닫는다. 그는 "야간에 알바생을 쓰면 인건비가 매출보다 더 나간다. 간판을 매번 바꿀 수도 없는게 교체비가 30만~50만 원은 기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예전처럼 새벽까지 불을 켜두고 싶지만, 이제는 그게 곧 '적자'를 의미한다.

대구 곳곳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이어진다. 남구 봉덕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56) 씨는 "간판은 그대로인데 새벽에 문 닫으면 손님이 '거짓말한다'며 항의한다"며 "그렇다고 열어두면 하루 3만 원도 안 되는 매출에 전기세만 낭비"라고 말했다. 중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예전엔 야간 장사가 효자 노릇을 했지만, 지금은 알바비 지출이 더 많다"며 "가족이 교대로 새벽까지 버티다 결국 문을 닫았다"고 털어놨다.

현행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단순한 영업시간 불일치는 허위·과장광고로 보기 어렵다. 광고 목적이 소비자를 속이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한 '의도적 행위'일 때만 제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구 한 구청 공무원은 "실제 영업시간이 바뀌었더라도 소비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명확하지 않으면 처분이 어렵다"며 "대부분은 행정지도로 간판 문구를 수정하도록 권고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구 자영업자 단체들도 "24시간 영업은 이미 사라진 모델"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구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전기요금 상승, 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심야 영업은 '마이너스 장사'가 됐다"며 "예전엔 '24시간'이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해 문을 닫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12시간을 초과해 문을 열었던 일반음식점은 2019년 13.8%에서 2024년 11.9%로 감소했다. 특히 패스트푸드·카페·분식점 등 인건비 비중이 큰 업종일수록 감소폭이 컸다.

업주들은 '24시간 간판'을 지키지 못하는 게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한다. 수성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8)씨는 "손님을 속이려던 게 아니라 버티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예전엔 24시간이 자랑이었지만 지금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라고 했다.
대구 서구의 한 실내 야구 연습장 간판에 24시 영업을 알리는 문구가 부착돼 있지만 문을 닫은 모습. 권종민 기자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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