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리핀, 계절 근로자 韓 송출 중단… “불법 브로커 문제”
필리핀 지방 정부(LGU·Local Government Units) 15곳이 불법 브로커를 문제 삼아 한국으로 계절 근로자 인력 송출을 중단했다. 강원도 양구군 등 여러 지역에서 임금 체불과 같은 인신매매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필리핀 이주노동자부(DMW·Department of Migrant Workers)와 필리핀 매체 데일리 트리뷴 등에 따르면, 한스 카크닥(Hans Leo J. Cacdac) 필리핀 이주노동부 장관은 “불법 브로커 거래가 적발된 15개 지역의 인력 송출 부서에서 한국행 계절 근로자 신청 처리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카크닥 장관은 한국행 계절 근로자 송출과 관련해 “브로커 4명을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각 브로커는 3명 이상의 피해자를 양산했다”며 “필리핀 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종신형에 처해진다. 브로커가 유죄 판결을 받도록 검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DMW는 브로커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 정부 등을 포함해 범부처 조직을 꾸렸다. DMW 측은 브로커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기존에는 지방 정부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채용했으나 앞으로는 중앙 정부가 통합 관리한다. 또 출국 전, 도착 후 등 각종 교육을 DMW가 담당해 브로커 개입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계절 근로자는 농번기 등 일손이 부족한 시기에 외국인 근로자를 5개월간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고용주의 재량에 따라 최대 3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제도 도입 후 한국으로 파견된 필리핀인 계절 근로자는 총 1만1778명에 달한다.
그동안 계절 근로자를 선발하고 교육·관리하는 과정에서 불법 브로커가 개입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해왔다. 2023~2024년 강원도 양구군에서 일했던 필리핀 출신 계절 근로자 91명은 임금 체불을 이유로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에 집단 진정서를 냈다. 계절 근로자가 받아야 할 급여의 일부가 중간 브로커에게 전달된 것이다. 피해액만 약 12억원에 달한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합동 수사에 나선 상태다. 이 밖에도 해남·평창·부여·안성·괴산 등에서도 계절 근로자에 대한 임금 착취 등 인신매매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고기복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는 “인력 송출 중단 범위가 커지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며 “정부가 계절 근로자 불법 브로커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강력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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