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바라본 한국의 사회문제, 데이터로 말하다 <1>

최은화 매경비즈 기자(choi.eunha@mkinternet.com) 2025. 11. 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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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①]
개인정보 유출 1위, 일·생활 불균형 2위… 한국인, ‘불안의 시대’ 진단하다
20대 “한국은 불공평하고 신뢰 없는 사회”… 행복감 5년째 회복 못해
국민이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국민의 인식조사 데이터로 찾아보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SK가 설립한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이슈·임팩트 측정 전문 기업 트리플라잇은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연구보고서를 통해, 경제·사회·환경 전반에 대한 국민의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식조사(95% 신뢰수준, 오차 ±3.1%P)를 바탕으로 분석된 결과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 연구는 지난 6년 인식조사의 시계열 분석과 함께 국민의 성향 및 가치관에 따른 인식 격차와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는 사회문제 해결 영역을 새롭게 도출했다. 한국인 1,000명이 그려본 사회문제 현안을 살펴본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사회에 대한 불안이 어느 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CSES와 트리플라잇이 공동 연구 및 발간한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에 따르면, 2025년 국민들이 평가한 국가 경제는 10점 만점에 3.89점으로 최하위 성적을 받았다. 2021년(5.13점) 이후부터 국가 경제에 대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 가정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 역시 2023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수준으로 간신히 회복한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국가 경제에 대한 20대의 평가가 2024년 5.07점에서 2025년 3.76점으로, 1년새 전 연령 대비 가장 급격한 하락을 보인 것이다. 가정 경제에 대한 평가는 30대(4.55점)과 40대(4.57점)의 평가가 올해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이 평가한 국가와 가정 경제상황 [제공: 트리플라잇]
이러한 국가 및 가정 경제 상황은 국민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020년 조사 이래 20대의 행복감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살기 좋은 사회’인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20대가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특히 20대는 한국 사회가 차별과 배제로 인해 불공평하며, 서로를 존중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사회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대표이사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다 보니,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개인의 삶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높이는 부정적 전이 효과를 크게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민의 행복감과 한국 사회 평가 지표 [제공: 트리플라잇]
그렇다면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회문제는 무엇일까. 인식조사 결과 삶의 안전과 균형, 사회의 갈등에 대한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의 삶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사회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 및 사생활 침해 증가’가 전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1위 이슈로 부상했다. 일·생활 불균형(일가정 양립 불가능)으로 인한 어려움이 2위로 뒤를 이었다. 2020년 연구에서 27위였던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2023~2024년에 5위로 올랐다가, 2025년 1위로 상승하며 보안 시스템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일·생활 불균형 문제는 2020년(4위)부터 2025년(3위)까지, 지난 6년간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며 해결되지 않는 만성 이슈로 나타났다.

갈등과 격차에 대한 우려도 급격히 커지는 모습이다. ‘이념·지역·정치적 갈등 심화’ 문제는 2020년 19위에서 2023년 14위, 2024년 9위에서 2025년 4위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공교육 붕괴 및 사교육 심화’가 2020년 20위에서 2025년 8위로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2025년 우리나라 국민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 및 사생활 침해 증가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제공: 트리플라잇]
이러한 경제적 불안은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에 반영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100조원의 예산을 배분할 권한이 있다고 가정하고, 국민 1,000명에게 각자 어떤 사회문제에 예산을 얼만큼 투입할 것인지 물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 누적 가장 많은 금액인 114조 8970억원을 ‘소득(경제) 및 주거불안(19.2%)’ 문제 해결에 배분했다. 88조 4310억원은 ‘고용 및 노동 불안정’에 배정해 뒤를 이었다. 이와 같이 경제적 이슈에만 전체 예산의 약 35%가 몰렸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경제적 안정과 고용 문제를 사회문제 해결의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제공: 트리플라잇]
2020년과 비교해 예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문제는 ‘에너지 및 자원 불균형’으로 무려 1조 8460억원이 증가했다. 자연재해(△1조4535억원),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8505억원)가 그 뒤를 이으면서, 환경 및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진 결과가 반영된 모습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은창 트리플라잇 임팩트 데이터 리드는 “2020년 이후 사회문제가 국민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올해 역대 최고치로 높아졌고, 2030세대의 사회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무력감이 높아졌다”면서 “데이터 기반으로 한국의 사회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정유진 트리플라잇 공동대표는 “우리 주변의 연결과 지지체계가 강화될 때,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회복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진단과 측정을 통해 한국의 사회문제를 진단하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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