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철근부터 손질 나선다…정부, 철강산업 구조조정 ‘차등 처방’
금융 지원 등 정부 ‘인센티브’
할당관세 대상 늘려 원가 절감
특수탄소강 등 고부가 품목엔
2천억 R&D 지원·4천억 보증
K스틸법 여야 대치에 ‘발목’
정책 공백에 업계 위기감 커져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철강수출공급망강화 보증상품 업무협약식 및 철강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05/mk/20251105070903153drrc.jpg)
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철강 설비규모 조정에 세 가지 원칙을 마련하고 해당 기준에 따라 품목별 전략을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먼저 기업들이 설비를 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 여부다. 현재 형강·강관을 생산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이 해당한다.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이 휴업을 진행한 바 있고, 동국제강도 인천공장 생산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등 감산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기업의 설비 조정 계획이 있고, 고용유지 노력 등을 보이는 기업에는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자율적 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외국산 철강이 얼마만큼 국내에 들어와 있는지를 바탕으로 전략을 달리 한다. 외국산 비중이 낮은 경우에는 정부가 기업의 사업 재편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철근이 대표적인 품목이다. 산업부는 “석유화학산업의 구조개편 사례를 참고해 정부가 기업의 자발적 사업 재편이 촉진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지원책도 대폭 강화한다. 이날 정부는 총 4000억원 규모의 ‘수출공급망 강화 보증’을 추가로 신설해 철강산업에 총 5700억원의 금융 지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수출공급망 강화 보증은 철강 대기업 협력사들이 대출을 받을 때 우대금리를 적용받거나 보증 한도를 확대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포스코가 50억원, IBK기업은행이 15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며 한국무역보험공사가 협력사 대상 우대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의 원재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철강 부원료 종류도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현재 철강 부원료 17개 품목 중 7개 품목에만 인정되는 할당관세 대상 품목을 내년부터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특수탄소강,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품목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 로드맵을 수립하고, 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단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 내수 수요 부진 등 철강산업의 구조적인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구조 재편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주요 철강 기업 14개사의 매출액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3%로 집계됐다. 2021년 19.5%, 2022년 11.3%, 2023년 10.5%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철근 수요 부진, 철근 가격 하락, 미국의 고율 관세 리스크가 겹치며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의 올해 평균 공장 가동률은 79.1%까지 떨어졌다.
생산실적 대비 생산능력을 보여주는 ‘초과설비율’도 모든 강종에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형강은 2017년 초과설비율이 143.5%였는데 2024년에는 171.4%로, 강관은 같은 기간 178%에서 221.5%로 급증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철강업체들은 비영업자산 매각 등 현재 추진 중인 자구 노력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련 법 제정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세제 지원 등 내용을 담은 ‘K-스틸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현재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전히 논의에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연내 처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정작 여야 대치 상황과 국정감사 일정에 밀리며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K-스틸법이 올해 안에 처리되지 않으면 내년 정부 예산 반영도 늦어질 수밖에 없기에 정책 지원 공백이 길어질수록 철강업계의 위기감은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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