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로 이 대통령 ‘중도 확장’…‘정청래가 깎아먹어’ 당내 성토

최하얀 기자 2025. 11. 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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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이 대통령과 환히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 대표도 대통령 걱정에 선의로 (재판중지법을) 추진한 게 아니겠냐"며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나서준 것인데, 그게 갈등 요인이 될 수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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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3특검법·재판중지법 연달아 엇박자
“자기 정치로 비칠 수도” “지방선거 악영향”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이 대통령과 환히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재판중지법’ 추진을 두고 당정 갈등설이 불거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쪽에서도 이날 정 대표를 두둔하는 말이 나왔지만 정 대표 취임 뒤 석달 새 당정 엇박자가 반복되며, 당 안팎에선 ‘정청래 리더십’을 우려스럽게 보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과 환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웃고, 좋은 얘기만 했다. 원래 대통령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환담에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PEC(아펙)도 A(에이)급이고, 시정연설도 A급이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지난 2일 ‘재판중지법을 이번 정기국회 중 최우선 방침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처음 언급한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국회에서 조우해 “이번에 배웠다. 시정연설을 앞두고 적절한 정지 작업 잘하신 걸로 이해했다”며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대통령을 정쟁으로 끌어넣지 않아주길 당부한다”는 강 실장의 전날 브리핑이 여당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정연설을 앞두고 야당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포석 아니였느냔 뜻이다. 강 비서실장도 “죄송하다”고 말하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박 대변인에게 인사를 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모두 이번 일이 당정 갈등, 나아가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으로 비치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 대표도 대통령 걱정에 선의로 (재판중지법을) 추진한 게 아니겠냐”며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나서준 것인데, 그게 갈등 요인이 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결과적으로 양쪽이 소통을 통해 서로의 뜻을 이해하고 철회한 만큼 ‘명청 갈등설’이라고 하는 건 과도한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민주당 투톱(정청래·김병기 원내대표)이 검찰개혁 속도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검찰개혁 추진단 발표 문안 등을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여러차례 공개되면서 당 안에서도 정 대표를 향한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호남 지역 한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무언가 추진하겠다 하면 대통령실과 제대로 소통이 된 것인지부터 묻게 된다”며 “당 지도부에 대한 신뢰감이 낮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제나 외교 영역에서 성과를 내며 지지세를 중도층까지 확장하고 있는데, 정 대표가 ‘내란 청산’을 앞세우는 당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느라 이 대통령이 쌓아둔 지지율을 도리어 깎아먹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의 아펙 성과를 홍보해야 하는 시기에 당 지도부가 재판중지법을 띄운 것은 부적절했다’는 강한 성토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통상 대통령 임기 1년 차엔 여당이 대통령 국정 운영을 측면 지원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란 점에서,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내는 정 대표의 행보가 (차기 전당대회 등을 겨냥해) 자기 정치를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이런 시선이 생기는 것 자체가 정 대표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내란 극복과 국정 성과란 노선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엇박자는 반복되고 내년 지방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김채운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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