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만 도려내면 괜찮다?” 독성학자가 밝힌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냉장고 속에서 약간 쉰 냄새가 나는 음식이나 곰팡이가 핀 식재료를 발견했을 때 "곰팡이 부분만 잘라내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한입이 간 손상, 식중독, 심지어 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식품 독성학자 브래드 라이스펠드 교수는 호주 비영리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부패한 음식은 단순히 위장에 불편을 주는 수준을 넘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독성 물질을 함유한다"며 "겉보기에 이상이 없어 보여도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곡물·견과류 = 간암 위험 높이는 곰팡이 독소
곡물이나 견과류는 습도와 온도 변화에 민감해 곰팡이가 쉽게 번식한다. 이때 곰팡이는 마이코톡신이라는 독성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옥수수, 쌀, 땅콩 등에 자주 발생하는 일부 곰팡이는 아플라톡신이라는 강력한 독소를 만들어낸다. 아플라톡신은 DNA와 결합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간세포를 손상시켜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B형 간염 보균자처럼 간 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푸사리움 속 균은 밀, 보리, 옥수수 등에서 자라며 습한 환경에서 활발히 번식한다. 이 균은 트리코테신과 푸모니신 B1 같은 독소를 만들어 세포막 기능을 방해하고, 장기적으로 간과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라이스펠드 교수는 "견과류나 곡물에 곰팡이가 피거나, 변색되거나, 냄새가 이상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버려야 한다"며 "아플라톡신은 극미량으로도 발암성이 강해, 안전한 섭취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과일 =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속까지 독 남아
과일은 상처가 나거나 지나치게 익으면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대표적인 곰팡이는 푸른곰팡이로, 사과를 비롯해 배, 복숭아, 체리 같은 과일에서도 발견된다. 이 곰팡이는 파툴린이라는 독소를 생성하는데, 이는 세포 내 효소 작용을 방해해 정상적인 세포 기능을 무너뜨리고 DNA·단백질·지질을 손상시킨다. 고농도로 섭취할 경우 간, 신장, 소화기, 면역계 등 주요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문제는 곰팡이가 보이지 않는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라이스펠드 교수는 "곰팡이는 균사라고 불리는 미세한 뿌리 구조를 만들어, 겉보기엔 깨끗한 부분에도 독소를 퍼뜨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복숭아나 베리류처럼 부드러운 과일은 곰팡이가 내부까지 빠르게 퍼지므로 전량 폐기해야 한다. 사과나 배처럼 단단한 과일은 곰팡이가 있는 부분을 충분히 도려내면 괜찮을 수 있지만, 그 경우에도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라이스펠드 교수는 말했다.
△치즈 = '좋은' 곰팡이와 '나쁜' 곰팡이 구분해야
블루치즈는 페니실리움 로크포르티, 브리나 까망베르 치즈는 페니실리움 카망베르티 곰팡이 덕분에 독특한 풍미와 질감을 갖는다. 하지만 녹색, 적색, 검정색을 띠며 솜털처럼 자라는 곰팡이는 유해하다. 특히 아스페르길루스 속 곰팡이는 독성을 지닐 수 있으며, 페니실리움 코뮌은 사이클로피아존산이라는 독소를 생성해 신경과 근육 기능을 방해한다.
수분이 많은 리코타, 크림치즈, 코티지치즈 등은 곰팡이의 균사가 빠르게 퍼지므로, 곰팡이가 보이면 폐기해야 한다. 반면 체다, 파르메산, 스위스 치즈처럼 단단한 치즈는 곰팡이 부위에서 약 2.5cm 이상 잘라내면 비교적 안전하다. 단, 자를 때 칼날이 곰팡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기류 = 냄새로 신선도 판단 금물
과일이나 유제품은 주로 곰팡이에 의해 변질되지만, 고기는 세균이 부패의 주범이다. 상한 고기는 질감이 끈적해지고, 녹색이나 갈색 변색이 나타나며, 시큼하거나 썩은 냄새가 난다. 하지만 일부 유해 세균은 냄새나 색 변화를 거의 일으키지 않아, 겉보기만으로 신선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라이스펠드 교수는 "부패 과정에서 생기는 카다베린과 퓨트레신은 구역, 복통, 두통, 혈압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대장균은 단백질 합성을 막는 시가 독소를 생성해 신장을 손상시키고, 캄필로박터 제주니는 설사, 복통, 발열을 유발한다. 살모넬라는 달걀이나 덜 익은 닭고기에서 흔히 발견되며, 장염을 일으킨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은 장 점막을 손상시키거나 보툴리눔 독소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극미량으로도 치명적이다.
라이스펠드 교수는 "고기를 냉장고에 오래 보관하거나 실온에 두면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한다"며 "조리하더라도 일부 독소는 열에 강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세균은 63~74℃에서 사멸하지만, 일부 세균이 만들어낸 독소는 이 온도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1. 곰팡이가 핀 음식, 가열하면 독소가 사라질까?
아니다. 대부분의 곰팡이는 가열 시 사멸하지만, 곰팡이가 만들어낸 '마이코톡신은 열에 매우 안정적이다. 즉, 조리나 전자레인지 가열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특히 아플라톡신과 파툴린 같은 독소는 100℃ 이상의 온도에서도 남아있어, 섭취 시 간·신장 손상 위험이 있다.
Q 2. 곰팡이 핀 빵이나 과일, 일부만 도려내면 정말 위험할까?
그렇다. 곰팡이는 표면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뿌리 구조인 균사가 음식 내부까지 뻗어 있기 때문에, 겉면만 제거해도 독소는 그대로 남는다.
특히 빵·복숭아·베리류처럼 수분이 많고 조직이 부드러운 식품은 곰팡이가 빠르게 확산하므로 전량 폐기해야 한다.
Q 3. 곰팡이 핀 치즈는 왜 일부만 잘라내도 괜찮은가?
치즈의 수분 함량과 밀도 차이 때문이다. 리코타·크림치즈처럼 부드러운 치즈는 수분이 많아 곰팡이 균사가 내부까지 침투하기 쉽다. 반면 체더·파르메산·스위스 치즈는 단단하고 밀도가 높아 곰팡이가 깊게 퍼지기 어렵다. 따라서 딱딱한 치즈는 곰팡이 부위에서 약 2.5cm 이상 도려내면 비교적 안전하지만, 부드러운 치즈는 무조건 폐기해야 한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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