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구속영장에, 추경호 “불체포특권 포기하고 당당히 임하겠다”

김희래 기자 2025. 11. 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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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해제 표결 방해한 혐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석하고 있다./뉴스1

조은석 내란특검팀이 지난 3일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추 의원이 4일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추 의원 구속영장은 기각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친윤계 핵심으로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아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친윤계와 대립했던 한 전 대표는 계엄 해제에 앞장섰다. 그런 두 사람이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계파를 초월해 맞서고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현 여권에선 ‘국민의힘=내란당’이라고 주장하며 위헌 정당 해산 심판까지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추 의원 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되느냐 기각되느냐에 따라 특검과 국민의힘 한쪽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내란 특검은 추 의원 구속영장 청구서에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을 공모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비상계엄 두 달 전인 작년 10월 2일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들과 한 만찬 자리도 계엄을 모의하기 위한 모임으로 해석했다고 한다. 당시 참석자들이 “우리는 하나다” “파이팅”을 외친 것을 두고도 계엄을 위한 의기투합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특검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모인 자리를 마치 계엄을 위한 자리인 것처럼 묘사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작년 10월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특검은 또 추 의원이 계엄 4일 전인 작년 11월 29일 윤 전 대통령과 만찬을 한 것도 계엄을 공모하기 위한 자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추 의원은 “당시 만찬은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 대통령실 수석 등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한 것”이라며 “여의도에서 언론사 관계자와 저녁 식사를 한 뒤 뒤늦게 합류했는데, 계엄 또는 국정 현안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전혀 아니었다”고 밝혔다.

특검은 계엄 선포 당시 추 의원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해 계엄 협조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영장 청구서에서 추 의원이 의원총회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 본관 예결위원회 회의장으로 변경 공지한 것도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아 표결을 방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예결위 회의장은 본회의장 옆에 있다.

그러나 추 의원 측은 “계엄 당일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바꾼 것은 당시 군경의 국회 봉쇄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했다. 추 의원은 본지에 “의원총회는 항상 예결위장 아니면 국회 본관 246호에서 번갈아 가며 열렸다”며 “이런 관행에 따라 실무진이 예결위장으로 모이라고 공지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와 관련해서도 추 의원은 “계엄 협조 요청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미리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은 채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을 규탄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특검은 애초 추 의원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와 함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두고 수사했다. 그러나 의원총회 장소 변경으로 표결권을 침해받은 의원들을 특정하지 못해 이번 구속영장에는 직권남용 혐의를 뺀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전 대표가 쓴 책에 나오는 ‘아쉬움을 표한 분들이 있었다’는 대목을 단서로 수사했지만,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추 의원 영장이 기각될 경우 특검은 또 다시 ‘부실 수사’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특검 수사 결과를 볼 때 추 의원 등 우리 당 의원들이 계엄을 사전에 알거나 도왔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있는 것 없는 것 다 침소봉대해서 공개하는 특검의 언론 브리핑 행태를 볼 때, 알려지지 않은 객관적 증거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러면서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적용되는 적법 절차 원칙에 따라 기각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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