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아닌데 휴일 차출”… 공직사회도 할말 많다

유혜연 2025. 11. 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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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청 내부망 “맡긴 물건 찾듯”
주말행사 동원 반복 비판글 ‘공감’
“거부 쉽지 않고 1.5배 수당도 없어”
‘노동절’ 도입 계기… 휴식권 요구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근로자의 날’ 명칭을 ‘노동절’로 변경하는 내용의 근로자의날 제정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5.9.19 /연합뉴스

근로자의 날 명칭을 ‘노동절’로 바꾸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그간 휴식권에서 소외됐던 공무원의 휴일 보장 범위를 넓히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선 행정현장에서는 주말 행사 근무가 누적되며 실질적인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불만이 잇따른다. 천재지변이나 선거 같은 필수 대응 상황이 아닌 관내 행사에까지 동원되면서다.

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원시청 내부에서는 주말 행사 근무가 반복되는 상황을 두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시청 내부망에 ‘맡겨놓은 물건을 찾듯 직원 동원을 당연한 듯 지시내린다. 업무 치적 쌓기에 왜 동 직원 등이 동원돼야 하는가’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며 공감이 이어졌다.

게시글에서 지목한 행사는 휴일인 오는 16일 오후 예정돼 있다. 담당 부서에서는 각 동행정복지센터 등에 시민 참여 홍보 공문을 전달했지만, 이후 내부 메일에서 ‘동별 6명’이라는 수치가 언급되며 일선에서는 이를 사실상 직원 참석 요청으로 해석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최근 수원시민주공무원노동조합은 행사 안내 과정에서의 전달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담당 부서장과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행사 안내가 시민 참여 홍보 요청이었는지, 직원 참석까지 전제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공무원들은 재난 대응이나 선거 관리처럼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휴일 근무는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단순 행사나 체육대회 등으로 주말에 배치될 경우 온전하게 쉬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각종 일정이 집중되는 연말에는 부담이 더욱 커진다. 공무원 A씨는 “단순 행사까지 배치돼 주말에 나가는 일이 많은데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해서 보통의 노동자처럼 ‘통상임금의 1.5배 수당 지급’은 기대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해당 행사를 담당하는 수원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의 참여 대상은 시민이다. 행사 취지를 알리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홍보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며 “인력 동원 등을 위해 각 동에 직원 참석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특정 행사에 대한 반발을 넘어, 충분한 보상 없이 주말 일정이 반복돼 온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30세대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정당하게 누려야할 휴일이 사라진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되며 그간 쌓였던 불만이 공론화된 계기라는 반응도 있다.

최근 국회에서도 노동절로의 명칭 변경을 계기로 그간 근로기준법 범주에서 제외됐던 공무원의 휴식권 문제가 재점화됐다. 현재 노동계에서도 공무원 등의 휴식권 보장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지 들여다보고 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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