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먹는게 훨씬 간편”…달라지는 김장 문화

박예진 기자 2025. 11. 4. 19: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춧값 안정에도 완제품 소비 확산
절임 과정 힘들고 번거로움 탓
포장 김치 판매량 전년比 20%↑
담금보다 시판 제품 구매 뚜렷
▲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요즘은 김장보다 완제품 김치 사 먹는 게 더 편하죠."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문화가 변하고 있다. 올해 배춧값과 주요 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번거로움과 시간 부담을 이유로 시판 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인천지역 전통시장을 찾은 중구 주민 이모(66)씨는 "배춧값은 괜찮지만 절임 과정이 힘들고 양념 준비도 번거롭다"며 "이럴 바엔 사 먹는 게 훨씬 간편하다 보니 올해를 마지막으로 김장을 접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이미정(55)씨도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체감상 예전보다 배추나 고춧가루값이 여전히 비싸다"며 "그냥 완제품을 사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9)씨도 "배추며 고춧가루며 가격이 안정됐지만 맞벌이라 김장할 시간이 없다"며 "부모님도 힘들어하셔서 김장을 안 한 지 벌써 3년은 됐다. 완제품 김치도 품질이 좋아 예전부터 시판 제품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평균 37만8860원으로, 지난해보다 9.6% 낮아졌다.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 집계에서도 배추와 무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4일 기준 인천지역 배추 1포기 가격은 4687원으로 전년 대비 2.4% 내렸고, 무는 3443원으로 22.7% 떨어졌다.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동구에 위치한 한 시장 상인은 "배추는 지난해 보다 싸고 양념값도 안정됐지만, 손님들이 김장 재료를 대량으로 사는 경우가 줄었다"며 "소포장 양념이나 절임배추만 조금씩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10월 들어 포장김치 판매량이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고, 5kg 이상 대용량 김치 주문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김장 문화 변화가 확인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2024년 김장 의향 소비자 조사'를 보면 '김장할 계획이 전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10%)보다 '감소했다'는 응답(35.6%)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김장을 하려는 소비자 의향이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요즘 세대는 김장을 직접 담그기보다 완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김장을 직접 담그는 세대는 점차 60~70대 어르신들로 한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는 김치냉장고를 둘 공간조차 마땅치 않아, 앞으로는 김장을 담그기보다 사서 먹는 문화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예진 기자 yejin0613@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