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미회담 가능성 커… 김정은, 미국과 대화 의지”

김상윤 기자 2025. 11. 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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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정세 분기점” 보고
4일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성범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은 4일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내년 3월이 정세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APEC 계기 북미 정상 회담은 불발됐으나 북한이 물밑에서 미국과의 대화에 대비해 온 동향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의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핵 보유국 레토릭(수사)에 있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조건부 대화를 시사한 9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 발언을 자제하며 수위 조절을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시 김정은과의 만남 의향을 표명한 상황에서 대화 여지를 감안해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했던 정황도 포착됐다”면서 “김정은이 대미 대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맞춰지면 미국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지난 60일간 집중적으로 공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당 창건 80주년을 계기로 치적을 부각하고 민심 관리에 부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저 질환이 있다고 알려졌음에도 지방과 평양을 오가는 장시간 이동과 각종 행사를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어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월 1일 북한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 이 부대는 러시아에 파병된 특수부대다./노동신문 뉴스1

국정원은 “김정은은 여러 연설을 통해 대민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지도력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선대 김일성·김정일을 뛰어넘는 통치 기반 구축을 위한 독자적인 우상화 행보도 보이고 있다. 모자이크 벽화를 설치하고 새로운 배지를 만드는 등 독자적인 우상화에 나서고 있는 것도 포착됐다”고 했다.

국정원은 “특히 러시아 파병군 영웅화로 자신의 러시아 파병을 중요한 업적으로 부각하면서 쿠르스크를 우크라이나로부터 탈환한 것을 1950년대에 이은 새로운 전승 신화로 조작하려는 의도도 보인다”며 “평양에 두 개의 전승 박물관을 설립하는 동향도 포착됐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대러 관계에 관련해선 “북한이 러시아와 정상 간 유대 혈맹을 부각하며 동맹 장기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군수 책임자들의 러시아 방문이 활발해지고 있어 러시아의 민간 기술 이전 여부 등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파병군 1만여 명이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전진 배치돼 경비 임무를 수행 중으로, 추가 파병된 공병 1000여 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돼 있다”며 “건설 부대 5000여 명은 9월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하고 있고 인프라 복구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되며, 북한 내부에서 추가 파병을 대비한 훈련과 차출 동향이 지속적으로 감시되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 무기와 관련해 “핵 탄두 ICBM과 단거리 미사일 개발, 무인기 사업, 재래식 무기 개량 사업은 상당 수준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화성 20형은 19형과 대비해 동체를 경량화한 것과 추진체 성능이 개량된 것이 특징”이라며 “탄두부 공간이 확대돼 다탄두 탑재나 탄두 무게 증가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미사일 유도 성능과 정밀도를 개선하고 있으며, 특히 무인기 개발 도 진척 속도가 빨라 우리 안보의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극초음속 미사일, 정찰위성, 구축함은 실제 성능 구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핵잠수함과 장거리 SLBM 등 수중 무기 체계 개발도 진척이 더딘 상태”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중 관계에 대해선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관계 정상화 동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신압록강대교 개통 준비 움직임 속에서 북한 내부에 ‘중국의 차관이 재개되지 않겠나’ 혹은 ‘민생 물자가 지원되지 않겠나’라는 소문 등으로 인해 기대감도 북한 내부에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딸 김주애에 대해선 “중국 동행 이후엔 공개 활동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예년 수준”이라며 “김주애가 부각됨으로써 후계 논의가 너무 떠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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