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규진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부산서 촬영하는 영화·드라마 급증… 연기자 배출 최적 도시”
한예종·영국·미국서 정통 연기 공부
새로운 방식의 매체 연기 교육 강조
연기 이론 관련 서적도 잇따라 출간

“배우로서의 활동보다 교육자로서의 보람과 성취감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최근 동의대학교 영화학과에 부임한 김규진 교수는 2009년 SBS 11기 공채 탤런트로 선발돼 배우로 활동하다 연기에 깊이감을 더하고자 시작한 공부를 통해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동의대학교는 2027학년도부터 영화학과에 연기 전공이 부활되면서 2025학년도 2학기 신임교수로 김규진 교수를 임용하고 연기 전공의 토대 구축에 들어갔다. 김 교수는 “부산은 연기자를 배출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에 자리를 잡으면서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옮겨왔고, 많은 대학들이 영화학과를 보유하고 있어 단편영화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며 “부산에서 촬영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늘어나면서 배우들의 출연 무대는 이미 확보가 되어 있는 셈이다”고 연기 전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동의대도 연출을 전공하는 학생들로부터 배우를 구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들었는데 연기 전공이 생긴다면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교수는 서울대 출신 공채 탤런트로 유명세를 떨치던 인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영국의 로열센트럴스쿨오브스피치앤드라마에서 연기전공 실기석사학위를, 경희대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국립 미하일체홉협회에서 교사 과정도 수료했다. 다년간 배우와 연출가로도 활동하며 국내외 여러 대학과 단체에서 연기술을 가르치던 중 동의대의 연기 전공 개설 소식을 듣고 교수진에 합류한 것이다.
김 교수는 운명처럼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학창시절에는 공부만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었어요. 대학에서 우연한 기회에 연극을 보게 되면서, 다양한 삶을 사는 배우가 멋있어 보여 연극 동아리에 가입한 것이 계기였고 반대하시는 부모님의 설득을 위해 시험을 본 SBS 공채 탤런트에 33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방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내 독학으로 연마한 연기에 한계를 느끼면서 재미마저 잃어버렸다고 한다. 기초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세계적인 연기 명문 학교에서 정통 연기를 배우며 기본을 단단하게 다졌다.
김 교수는 시대에 맞춰 연기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의대 연기전공만의 색깔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기존의 연기 수업은 연극 연기에 맞춘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매체의 시대이기에 카메라 앞에서의 발성과 연기로 바꿔야 합니다. 서울의 몇몇 대학들이 시도하고 있는 매체 연기를 기본으로 교육할 계획입니다.”
김 교수는 또 “개인의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연기법을 통해 어떤 무대와 역할에서도 자신감 있는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배우를 양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현재 극단의 대표로 연극단체도 운영하고 있고 최근 단편영화도 2편 연출했다. 지난 9월에는 〈미하일 체홉의 배우 수업〉이라는 번역서를 출간했다. 그리고 조만간 〈배우와 연출가를 위한 행동 동사 유의어 사전〉이라는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에 대해 김 교수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경험을 쌓고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극단을 운영하고 있고 단편영화도 제작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용도 많고 또 해외에서 공부하며 나만 알기 아까운 내용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앞으로도 책이 여러권 나올 것 같다. 이왕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으니 학생들을 제대로 한번 가르치고 싶다”고 교육자로서의 포부와 소명도 밝혔다.
멋진 배우에서 더욱 멋진 교육자로 거듭나고 있는 김 교수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