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年 2% 주담대 금리, 5년 만에 4%대로…"이자 수백만원 더 낼 판"
2020년 10월 연 2.5% 금리로 5억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0대 남성 김모씨는 최근 연 4.6%로 금리가 바뀐다는 안내를 받았다. 대출받은 지 5년 만에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도래하면서다. 그는 “연간 이자로 수백만원을 더 내라는 건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대환대출을 알아보고 있지만 그마저도 금리가 연 4%대여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긴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5년 전 저금리 시대에 대출받은 차주들이 ‘고금리 영수증’을 받아 들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가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로 집을 산 이들이 현 정부의 대출 규제로 고금리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고금리 전환 ‘쇼크’

4일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A 시중은행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0년 10월 27일 고정금리 주담대에 적용된 기준금리(지표금리)는 연 1.41%였다. 당시 대출받은 사람이 5년이 지난 올해 10월 27일 재산정받은 기준금리는 연 2.97%였다. 가산금리는 차주별로 달라 지표금리만 분석한 결과다. 최종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 산출한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반등하는 추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11월 은행 주담대 금리는 평균 연 2.56%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기준금리가 연 0.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022년 말 고점을 찍은 주담대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지난 6월부터 반등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는 5월 평균 연 3.87%에서 9월 연 3.96%로 상승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초 3.0%에서 2.5%로 내렸지만 주담대 금리는 다시 치솟고 있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주담대의 원가에 해당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무보증·AAA)는 5월 7일 연 2.69%에서 이달 3일 연 3.15%로 상승했다. 작년 11월 22일(연 3.18%) 후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가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하며 은행권이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높인 측면도 있다. 총량제는 은행에 연간 대출 증가율 한도를 설정하고 이를 넘으면 다음 해의 대출 한도를 삭감하는 식으로 페널티를 주는 것을 뜻한다.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이미 넘겼다.
◇ 대출 규제 유탄 맞은 ‘영끌족’
문제는 2020~2021년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라 대출 수요가 절정에 달했다는 점이다. 2020년 11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18조3000억원 증가했고, 2021년 4월에는 25조4000억원 급증했다. 월간 가계대출 증가액 1·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때 영끌로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고금리 폭탄을 맞게 된 셈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신규 취급한 5년 고정형(혼합·주기형) 주담대 규모는 24조2759억원에 달한다. 그간 상환된 물량을 감안하면 내년까지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도래하는 고정형 주담대 규모는 5대 은행 기준 약 16조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전체로 넓혀 보면 미상환 주담대 규모는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등이 맞물리며 은행 주담대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8월 말 국내 은행의 주담대 연체율은 0.3%를 기록했다. 작년 8월 말(0.26%)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금리가 낮을 때 무리하게 대출받아 집을 산 경우가 많아 문제”라며 “대출액이 큰 수도권 지역의 주담대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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