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m로 머리 깎고, 고기국수 한그릇 비우고…임성재 ‘귀신잡는 해병대’ 훈련 입소 “최선 다하고 오겠습니다”

임성재는 “국방의 의무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4살때부터 골프를 시작해 지금까지 3주라는 시간 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3살 때부터 시작한 골프가 아닌 처음으로 경험하는 낯선 환경에 마주하기 앞서 임성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제주에 올 때마다 늘 먹는 익숙한 고기국수를 선택했다. 특별하게 변화를 주기보다 늘 하던대로 루틴을 이어가면서, 긴장도 풀기 위한 것이다.

임성재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병역 혜택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예술·체육요원으로 입대해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오는 21일 퇴소 예정인 임성재는 훈련 뒤에는 병역법상 보충역으로 별도의 군번을 받고, 최종 계급은 해병 이병이다. 본격적인 대체 복무는 이후 시작된다. 34개월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현역 선수로 활동하며 544시간의 봉사 활동을 이수해야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된다.
임성재는 봉사활동을 위해 내년 1월 중순까지 한국에 머물 계획이다. 이 기간 임성재는 주니어 선수들과 약속을 잡았고 봉사 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를 위해 타이거 우즈(미국)가 초청해 개최하는 히어로 월드챌린지에 초대받았지만 선수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중하게 고사하기도 했다.
임성재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베이커런트 클래식을 치르다가 우즈로부터 히어로 월드 챌린지 초청장을 받았다. 그러나 며칠 간 고민한 끝에 최종 출전을 포기했다. 꿈나무들과 몇 개월 전에 잡아놓은 선약인 만큼 우즈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단 20명이 출전해 최하위를 해도 2억원이 넘는 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 하지만 임성재는 “프로 골퍼가 된 뒤에도 돈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뢰와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금의 마음가짐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또 후배들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병역 의무를 위한 봉사활동이 아니더라도 임성재는 예전부터 후배들과 주니어 선수들을 잘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동광중학교 골프부 선수들과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훈련하기도 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2승을 기록중인 임성재는 2025년 잠시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톱10에 세 차례, 톱25에 9차례나 이름을 올리며 시즌 최고 선수 30명이 출전하는 PGA 플레이오프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9년 이후 7년 연속이나 한국선수로는 최다 출전 기록이다.
올해만 상금으로 508만2896달러(약 73억 259만원)을 벌어들인 임성재는 현재 세계랭킹 27위로 한국선수 중 가장 높다.
임성재의 2026시즌 첫 대회는 1월 23일부터 시작되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다. 무엇보다 ‘꾸준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임성재는 “내년에도 꾸준하게 활약해 8년 연속으로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PGA 투어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 우즈로부터 히어로 월드 챌린지 초청장을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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