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안락사 대신 새 가족 품으로"…광주 첫 유기견 입양센터 개소
동구 서석동에 지난 7월 30일 둥지 틀어
입양견 20마리 새 삶 찾아 이용객 ‘만족’
동물 보호시설 포화…임시 대안 떠올라
"유기견 안락사 제로 목표…더 많은 관심"

"안락사 위기에서…새 가족 품으로"
4일 오후 광주 동구 서석로 '피스멍멍 유기견 입양센터'. 충장로 인근 거리에서 몇 걸음만 옮기자 아늑한 유리 건물이 눈에 띄었다. 문을 열자 유기견들이 반가운 꼬리 인사를 했다.
광주 첫 도심형 유기견 입양센터인 이곳은 이날 유기견 하트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날이다. 하트는 보호사 옆에 꼭 붙어 앉았다가 이내 바닥에 드러누우며 애교를 부린다. 낯선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꼬리를 흔든다.
이곳 유기견 입양센터는 1층 보호견 공간과 실내 놀이터·2층 입양상담실과 반려교육실·휴게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 6개의 견사에서 총 6마리의 유기견이 보호받고 있으며 입양 대기 기간 동안 사회화 훈련과 건강 관리가 이뤄진다.
입양객 조기현씨(29)는 "원래 고향은 경기도인데 광주에서 거주하는 와이프가 좋은 마음으로 입양을 하자고 해서 찾아 보다가 이곳 입양센터를 알게됐다"면서 "처음부터 유기견 하트가 눈에 들어왔다. 센터에 들려 몇 번 교감을 하고 나서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시민의 '고향사랑기부금'으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동구는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사업으로 '유기동물 구조·보호 지원사업'을 기획해 총 3억 9천만원을 모았다. 그 결과 지난 7월 30일 센터 문을 열었고, 개소 일주일 만에 유기견 '콩순이'·'토리'가 첫 입양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입양된 하트까지 20마리 유기견들이 새 주인을 찾아 행복한 견생을 시작했다.
센터는 유기견들이 더 행복한 곳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엄정한 심사를 거쳐 입양을 보낸다. 유기견 입양 희망 신청서는 개인 정보를 넘어 가족 동의, 반려 경험·주거 형태·생활공간 배치도 등을 상세히 적시해야 한다. 이후 상담과 현장 확인·입양 서약서 작성이 이어진다. 단순한 '만남'이 아닌, 생명을 책임지는 준비된 입양을 철저한 원칙으로 한다.
방문객들도 점점 늘고 있다. 평일 하루 평균 50여명의 방문객이 센터를 찾고, 주말엔 100여명이 넘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입소문을 듣고 내방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제주도·경기도·서울·순천·정읍 등 전국 각지서 센터를 찾는 방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광주 충장로 인근을 찾은 관광객들은 SNS로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등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유기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교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유기견 입양센터가 가족 체험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현재 광주지역은 매년 2천~3천마리의 반려견·반려묘 등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공공 동물보호센터는 이미 만성적 포화 상태이고, 입양률도 높지 않아 보호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련업계는 이곳 피스멍멍이 안락사 틀을 깨는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보호 기간이 끝나면 죽음을 맞을 뻔한 생명들이 이곳에서 사회화 교육을 받고 새 삶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