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두번째 APEC…문화로 이어지는 경주의 낮과 밤

강시일 기자 2025. 11. 4. 15:4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의 금관특별전부터 솔거미술관 특별전과 대릉원의 빛까지, 천년의 예술이 살아 숨 쉬다
국립경주박물관이 APEC 기간에 한미, 한중 정상회의장 등으로 활용한 이후 종합문화에술관으로 운영하는 천년미소관. 강시일 기자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막이 내린 뒤에도 경주의 문화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세계 정상들이 다녀간 도시의 품격을 잇는 무대가 경주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금관 특별전, 대릉원의 미디어아트, 솔거미술관의 기획전, 천년미소관의 공연까지 경주는 문화로 이어지는 두 번째 APEC을 치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왕릉의 능선을 따라 빛이 흐르는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오는 16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신라의 우주관을 빛과 영상으로 재해석한 예술 향연이다. 대릉원의 밤은 고요한 능선과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지며 신라의 시간을 다시 일깨운다. 보문호와 첨성대, 동궁과 월지로 이어지는 야경 또한 경주의 새로운 야간 관광벨트로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개관 80주년을 맞아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열었다. 6세기 신라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다섯 점의 금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실의 권력과 예술이 어떻게 하나의 미학으로 승화됐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는 12월1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신라 예술의 정수와 정신적 유산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야간 미디어파사드 쇼가 이어지는 대릉원. 강시일 기자

박물관은 또 첨단 영상기술을 활용한 월지관을 재개관했고, 천년미소관을 리모델링해 복합 문화공연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그 첫 무대가 바로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기념 문화예술 공연–우리 모두 APEC'이다. 7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이 공연은 전통무용과 오케스트라 음악을 통해 한국 예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7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선보이는 '세살시나위', '이매방류 살풀이', '박병천류 진도북춤' 등 전통무용 8막이 펼쳐지고, 8일에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오케스트라 공연이 천년미소관을 가득 채운다.

윤상덕 관장은 "이번 공연이 APEC 정상회의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문화축제가 될 것"이라며 "박물관이 경주의 대표 문화무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솔거미술관에서는 7일부터 '2025 경북불교미술 기획전–佛, 가능한 현실'이 열린다. 강현정, 노윤지, 오선아, 최세윤 등 젊은 작가 4 명이 참여해 전통 불교미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전통과 감각의 조화를 선보인다. 동시에 특별전 '신라한향'이 관람객들에게 꾸준한 호응을 얻으며 솔거미술관은 APEC 이후 경주의 예술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주 APEC 기간에 CEO 서밋 등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공연을 이어가는 경주예술의 전당 전경. 강시일 기자

경주엑스포대공원은 APEC 기간 선보인 '퓨처테크 쇼케이스'의 성공을 기반으로, 미디어아트 상설관과 야간 퍼포먼스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를 'K-테크 문화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첨단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글로벌 관광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경주보문단지를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콘텐츠로 경북형 문화관광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보문관광단지와 도심 일대에서는 시민 참여형 문화행사가 잇따른다. 11월 중순에는 '윈터포차라이트'가 열려 겨울의 감성을 더하고, 경주예술의전당에서는 '토요클래식살롱', '리어왕 다시 부르다', '해오름동맹 합동공연' 등 공연이 이어진다. 11월 말에는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내한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경주예술의 전당 화랑홀에서 공연된다. 경주 오릉 인근 플레이스씨에서는 APEC 기간에 맞춰 열린 '판타스틱 오디너리' 전시가 9일까지 연장돼 디지털 아트와 현실 공간이 결합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APEC 기간에 이어 2일부터 12월14일까지 100여년 만에 한자리에서 처음 공개하는 신라금관 특별전 현장. 강시일 기자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을 계기로 확충된 인프라와 문화자원을 활용해 경주를 연중 문화예술이 살아 있는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상회의가 끝난 도시, 그러나 경주의 불빛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대릉원의 빛과 금관의 황금빛, 그리고 무용의 선율이 하나로 어우러져 경주는 지금도 '두 번째 APEC'을 이어가고 있다. 천년의 예술혼이 오늘의 무대 위에서 되살아나며, 경주는 다시 한 번 '세계가 찾는 문화수도'로 빛나고 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