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두번째 APEC…문화로 이어지는 경주의 낮과 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막이 내린 뒤에도 경주의 문화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세계 정상들이 다녀간 도시의 품격을 잇는 무대가 경주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금관 특별전, 대릉원의 미디어아트, 솔거미술관의 기획전, 천년미소관의 공연까지 경주는 문화로 이어지는 두 번째 APEC을 치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왕릉의 능선을 따라 빛이 흐르는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오는 16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신라의 우주관을 빛과 영상으로 재해석한 예술 향연이다. 대릉원의 밤은 고요한 능선과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지며 신라의 시간을 다시 일깨운다. 보문호와 첨성대, 동궁과 월지로 이어지는 야경 또한 경주의 새로운 야간 관광벨트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박물관은 또 첨단 영상기술을 활용한 월지관을 재개관했고, 천년미소관을 리모델링해 복합 문화공연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그 첫 무대가 바로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기념 문화예술 공연–우리 모두 APEC'이다. 7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이 공연은 전통무용과 오케스트라 음악을 통해 한국 예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7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선보이는 '세살시나위', '이매방류 살풀이', '박병천류 진도북춤' 등 전통무용 8막이 펼쳐지고, 8일에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오케스트라 공연이 천년미소관을 가득 채운다.
윤상덕 관장은 "이번 공연이 APEC 정상회의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문화축제가 될 것"이라며 "박물관이 경주의 대표 문화무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은 APEC 기간 선보인 '퓨처테크 쇼케이스'의 성공을 기반으로, 미디어아트 상설관과 야간 퍼포먼스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를 'K-테크 문화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첨단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글로벌 관광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경주보문단지를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콘텐츠로 경북형 문화관광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을 계기로 확충된 인프라와 문화자원을 활용해 경주를 연중 문화예술이 살아 있는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상회의가 끝난 도시, 그러나 경주의 불빛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대릉원의 빛과 금관의 황금빛, 그리고 무용의 선율이 하나로 어우러져 경주는 지금도 '두 번째 APEC'을 이어가고 있다. 천년의 예술혼이 오늘의 무대 위에서 되살아나며, 경주는 다시 한 번 '세계가 찾는 문화수도'로 빛나고 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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