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깍듯 목례’, 윤석열은 ‘계엄 할까?’…똑같이 박수 못 받았지만

심우삼 기자 2025. 11. 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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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다가 야당의 규탄 시위를 대면한 전·현직 대통령의 상반된 태도가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4월4일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며 재임 기간 내내 야당과 협치를 거부했던 윤 전 대통령이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는 대신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을 선택해 민주공화정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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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서 ‘야당 보이콧’ 동일한 상황
협치 대상 국회 존중하는 태도 천양지차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4일 국회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규탄 집회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왼쪽). 2023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2022년 10월25일 국회를 찾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규탄집회를 그대로 지나치는 모습(오른쪽). 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다가 야당의 규탄 시위를 대면한 전·현직 대통령의 상반된 태도가 이목을 끌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청에 입장하자마자 국민의힘의 ‘침묵시위’를 맞닥뜨렸다. 국민의힘은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추경호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야당 탄압”이라며 이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고 로텐더홀 계단에서 시위를 벌였다.

국힘에 인사하고 손 들어 보인 이 대통령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당 탄압 불법 특검’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꺼져라”, “범죄자”라는 막말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야당 의원들 앞으로 걸어갔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악수하지 말고 그냥 가라”며 소리치자, 이 대통령은 목례를 한 뒤 오른손을 들어 손 인사를 하고 국회의장실로 떠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피켓시위를 받으며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앞서 지난 2022년 취임 첫 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같은 상황을 맞닥뜨린 바 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등 야당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감사에 반발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고 로텐더홀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인사 없이 “쳐다보지도 않던” 윤석열

하지만 이 대통령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곧장 국회의장실로 향했다. 인사도 없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대통령이)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격앙된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규탄 집회 맨 앞줄에 서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탄핵심판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을 설명하며 시정연설에 불참한 민주당의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지난 2월1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서 “제가 취임할 때 야권은 선제탄핵을 주장하며 계엄 선포 전까지 무려 178회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다. 예산안 기조연설을 하러 가면 아무리 미워도 그래도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박수 한번 쳐주는 게 대화와 타협의 기본인데 제가 취임하고 갔더니 아예 로텐더홀에서 (야당이) 대통령 퇴진 시위를 하며 의사당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여당 의원만 보고 반쪽짜리 예산안 기조연설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4월4일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며 재임 기간 내내 야당과 협치를 거부했던 윤 전 대통령이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는 대신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을 선택해 민주공화정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민주정치의 전체를 허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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