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방선거] 6. 포항시장…3선 제한 ‘무주공산’ 각축전
내년 선거 위기 극복 가늠 시험대…이강덕 현 시장 3선 연임 제한
무주공산 점령 위한 물밑 경쟁 활발, 국민의힘 공천 사실상 당선 보증수표
본선보다 당내 경선 더욱 치열 전망…보수진영 후보 난립 출마자 10명
정치인·관료·시민운동가 등 후보군, 신인보다 선거 출마 경력자 대다수
뚜렷한 선두 없이 도토리 키재기 경쟁, 당협위원장 국회의원 '입김' 무시 못 해
3선 시장 조직 특정후보 지지 변수
후보군 “포항 경제위기 극복” 한목소리…민주당에선 현역 시의원 등 3명 물망



포항은 주력산업인 철강업이 고사 직전의 위기로 지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이차전지 메카'라는 수식어도 무색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는 포항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진다.
포항에서는 이강덕 시장의 3선 연임 제한으로 생기는 '빈 땅'을 차지하기 위한 후보군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막강한 후보가 사라진 무주공산 입성을 위해 후보들은 저마다 얼굴 알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선거 관전 포인트는?
포항은 보수 강세 지역이다. 국민의힘 공천은 사실상 당선의 보증수표로 인식된다. 따라서 모든 선거에서 본선보다 당내 경선이 더욱 치열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포항시장이 되겠다고 나선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만 10명에 이른다. 얼굴을 알리려는 신인보다는 대체로 다수의 선거 출마 경력자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후보도 지지율 2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도토리 키재기' 식의 경쟁이 지속되면서 뚜렷한 선두가 없는 것이다.
예비경선 룰의 경우 중앙당 선관위 재량으로 정할 수 있어 경선 구도와 막판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컷오프(경선 배제)된 후보들과 본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 간 세 결합 양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 하나의 변수는 3선인 현 시장 조직이 향후 누구를 지지하느냐다. 12년 가까이 축적된 조직력과 관료 네트워크가 특정 후보를 지원할 경우 경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협위원장인 지역구 2명의 현역 국회의원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이밖에 철강, 이차전지 불황이 내년 지방선거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누가 뛰나…국민의힘만 10명
내년 포항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거나 준비 중인 국민의힘 후보군으로는 (가나다순)공원식(72)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김병욱(48) 전 국회의원, 김순견(66)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일만(61) 포항시의장, 박승호(68) 전 포항시장, 박용선(56) 경북도의원, 모성은(61)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의장, 문충운(61) 환동해연구원장, 안승대(55)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이칠구(66) 경북도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포항시의회 의장과 경북관광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풍부한 지방의정 경험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 과거 포항 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를 이끌면서 정부가 '지진 피해 금액의 70%만 지원한다' 내용의 특별법을 입법예고하자 강력히 반발해 100% 전액을 지원받는데 크게 기여했다. 현재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산업용 전기료 인하' 정부 건의 등 마당발 행보로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또 그는 현 시장과 국회의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김병욱 전 국회의원은 22대 총선 패배 이후 지역구를 떠나지 않고 착실히 지지기반을 다지면서 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로 눈을 돌렸다. 지자체 등이 주관하는 크고작은 행사에 빠지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적극 활용하며 유권자와의 스킨십을 늘려 나가고 있다.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현역 국회의원 시절에는 유권자와의 소통에 다소 소홀했으나 총선 낙선 이후 노력하고 치열하게 준비하는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초선 국회의원 경험 기반이 강점이다.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재선 경북도의원에 이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포항시 남구·울릉군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여러 차례 총선과 지방선거에 나선 그는 낙선에도 불구하고 지역민과 밀접한 소통과 친근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포항시장 후보군 가운데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워 민주당 정권에서 굵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란 평가가 있다.
김일만 포항시의장은 지역 현안에 대한 빠른 이해와 현장성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풍부한 의정 경험과 더불어 상당 기간 국민의힘 포항북당협 본부장을 역임하면서 당내 조직과의 연결성이 최대 강점이다. 지역 정치권의 역학 관계에 따라 지지율 선두권에 있는 후보들이 대거 컷오프 될 경우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 극복과 재도약 의지를 천명하며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재임 당시 포항운하 건설 등 강한 업무 추진력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재선 포항시장에 따른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다만 여러 차례 총선 출마 과정에서 탈당과 복당을 반복해 예비경선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잖다. 또 시장 재임 당시 경제자유구역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존 계획된 사업 부지를 자신이 소유한 땅으로 변경해 엄청난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는 시민단체의 지적과 함께 퇴임 이후 토지 보상 과정에서도 보상금을 놓고 관계기관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 지역민들의 반감이 작지 않다.
박용선 경북도의원은 3선의 지방의정 활동을 통한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함 등을 기반으로 도전에 나서고 있다. 기업 경영과 함께 포항향토청년회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애향 청년단체들과 연대해 조직 강화에 주력하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기획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그는 "행정과 정치의 균형감 있는 리더십"을 강조하며 민심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모성은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의장은 자신이 주도한 지진피해 위자료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뒤 몸값이 크게 상승했다. 당시 재판부가 "지진피해 주민에게 200~3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파격적인 판결을 내놓자 대다수 시민이 그의 행보에 환호를 보냈다. 경제학 박사로 실물 경제에 해박하며,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지내 중앙 정치권 인맥도 풍부하다.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은 지난 21대 총선 포항남구·울릉 지역구에 첫 출마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종 경선을 치르면서 낮은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인 그는 '리셋 포항경제'를 기치로 내걸고 지역 경제 회복의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총선 패배와 함께 지난 포항시장 선거 출마 당시 공천 잡음이 불거져 지지기반이 다소 약화됐다는 평이 있다.
안승대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은 유능한 행정관료로서 전문성 및 소통의 리더십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외연 확장에 노력하고 있으나 낮은 인지도 탓에 예비경선 통과가 힘겨운 도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칠구 경북도의원은 포항시의회 의장 출신으로 지역 정책 및 현안에 매우 밝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지역 이슈와 관련해 맥을 짚는 능력도 뛰어나다. 정치인 특유의 정무감각과 친화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 총선 당시 갈등을 빚은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거리감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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