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전환은 필연”…‘728조 슈퍼 예산’에 담긴 ‘이재명표 AI시대’ 청사진

정윤성 기자 2025. 11. 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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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분 연설서 ‘AI’ 28번 언급…엔비디아 GPU 26만 장 거론하며 ‘AI 대전환’ 강조
내년 AI 예산 올해比 3배 뛴 10조원…전 분야 AI 도입, 인프라·인력 양성 가속화
취약계층 보호·생애주기별 지원·지역균형 발전도 강화…“시대 변화 충격서 보호”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 후 두 번째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의 성과를 언급하며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완화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품목별 관세 협상 타결, 대미 투자,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을 비롯해 한중 정상회담에서의 성과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국력을 키우고 위상을 한층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도 구체적으로 내렸다. 취임 직후 열린 2차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에서는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민생 위기 극복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번엔 취임 5개월간의 노력으로 그간의 경제 위급 상황에서는 벗어났다고 봤다. 하지만 불확실한 국제 질서와 AI 대전환 속에서의 국가 생존의 위기는 여전하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햇다.

이 대통령은 "지금 겪어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 통상질서의 재편과 AI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되지만 변화를 선도하며 한 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정권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며 "출발이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속도를 높여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아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대표, 최민희 과방위원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AI 대전환'에 10조…"국민 저력 믿는다"

이번 시정연설의 핵심은 'AI'였다. 이 대통령은 22분의 연설 내내 AI를 28번 언급하며 임기 내 'AI 대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외에도 산업(17회), 지원(15회), 투자(12회), 성장(11회), 미래(9회), 경제(6회) 등의 단어도 여러 차례 사용하며 미래를 위한 성장과 재정을 통한 전략적 투자 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은 과감하게 편성하되 불필요하거나 시급하지 않은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며 "저성과, 저효율 지출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의 지출을 삭감했고 모든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께서 제대로 감시하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I 대전환에 올해 예산(3조3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0조1000억원 규모를 편성하면서 2조6000억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는 경주 APEC을 계기로 이뤄진 엔비디아의 GPU 26만 장 공급도 거론하며 국내 민간기업이 GPU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으로 19.3% 확대해 편성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미래 성장의 혜택을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밖에도 AI 기술이 K-컬처와 방위 산업의 판도도 바꾸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시대와 맞물려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취약계층 보호와 생애주기별 지원, 지역균형 발전 등에 대해서도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기술 발전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지만, 한편으로는 격차가 커지는 그늘을 드리우기도 한다"며 "시대 변화의 충격을 가장 빨리 가장 크게 받는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51% 인상하고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를 월 200만원 이상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산재 예방을 위해 근로감독관 2000명을 증원하고, 재해·재난 예방 및 신속 대응에 5조5000억원을 편성했다.

아울러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만 8세 이하까지로 확대하고, 임기 내 12세 이하까지 늘려 나가기로 했다. 노인 일자리를 110만 명에서 115만 명으로 확대하고 대중 교통 정액 패스를 도입해 교통비 부담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지방우대 재정 원칙을 도입해 5극3특의 새 시대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 참석을 보이콧 하면서 이 대통령은 대체로 정면과 여당 의석을 응시하며 연설문을 읽어 나갔다. 연설 말미에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 있다"고 말해 여당 의원 및 국무위원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금 모으기 운동으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 낸 우리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못 해낼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며 "산업화와 정보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처럼 위대한 국민과 함께 AI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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