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 자리 꿰찬 AI직원…실물카드 발급도 ‘뚝딱’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5. 11. 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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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AI 창구’ 최초 오픈
예금이체 등 66개 업무 수행
우리銀등도 청약상담에 활용
인력난 도서산간 위주로 확대
일각선 “일자리 대체 현실화”
3일 서울 용산구 신한은행 숙명여자대학교지점에 방문한 고객이 ‘AI 몰리창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신한은행]
3일 서울 용산구 신한은행 숙명여자대학교지점에 찾아가 대학생을 위한 ‘헤이영 체크카드’ 발급을 요청한 대학생 A씨. 상대는 은행원이 아닌 인공지능(AI)이다. 이날 새롭게 지점에 설치된 ‘AI몰리창구’ 앞에 서자 신한은행 캐릭터인 몰리가 A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A씨는 “체크카드 발급하러 오셨나요”라는 AI의 물음에 “네”라고 답변한 후 신분증을 투입했다. 체크카드 발급을 위한 정보를 입력하고 인증을 거치자 모든 절차가 완료됐다. 이후 A씨는 옆에 있는 카드 발급기에서 바로 ‘헤이영 체크카드’를 발급받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만약 체크카드 재고가 없다면 배송으로 카드를 수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은행 점포에서 AI 활용을 대폭 늘리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이날 기존 AI 은행원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AI 은행원 ‘몰리(MOLI)’를 숙명여자대학교지점 등에 새롭게 도입했다. 2030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신한은행 대표 캐릭터인 ‘몰리’를 AI 은행원으로 구현한 것이다.

AI 은행원 몰리는 총 66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외화 환전, 통장과 체크카드, 보안매체 재발급, 예금 신규·조회·이체 등이다.

더욱이 거래증명서와 통장은 물론, 체크카드와 보안매체까지 즉시 실물 수령이 가능하다. 만약 AI 은행원을 통해 해결이 어려운 업무가 있으면 실제 은행원과 영상 상담을 통해 문제를 처리할 수 있게 설계했다.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인 신한 이지 체크인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서소문 지점에 은행권 최초로 AI 브랜치를 오픈했고, 지난 4월에는 신림동지점에 고령층 고객을 돕는 AI 은행원 창구를 설치했다. 이번에 연 숙명여자대학교지점은 젊은 20대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다. 본점 인근 점포에서 가능성을 테스트한 후, 청년층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AI 은행원을 순차적으로 선보인 셈이다. 운영 결과를 토대로 내년엔 AI 은행원이 있는 창구를 20~30개 지점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른 은행도 AI 은행원의 실현 가능성을 계속 저울질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외국인 고객 유치에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많이 찾는 일선 점포에 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통번역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은행원과 외국인 고객이 디바이스를 들고 각자 모국어로 말하면, 화면에 상대방의 언어가 표시되는 방식이다. 최초 도입 땐 9개국 언어만 실시간 통번역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총 38개 언어가 지원된다. 현재 경기 평택외국인센터점 등 하나은행 총 15개 지점에서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일선 은행원의 상담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 중이다. 생성형 AI인 ‘금융상담 에이전트’가 그 주인공이다. 국민은행이 고용한 PB(프라이빗 뱅킹)와 RM(기업금융담당역)의 57%가 해당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마주한 신용 위험, 재무 상태 등을 금융상담 에이전트가 더욱 꼼꼼하게 분석해주는 게 핵심이다.

우리은행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대화형 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예·적금 가입과 대출 상담 서비스를 본격 출시했다. 올해 11월에는 청약 상담까지 해주는 AI 청약 상담원도 도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AI 은행원 도입으로 은행권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은행원 채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최근 3년간 신규 행원 채용은 계속 줄고 있다. 2023년 4대 은행의 신입 행원 수는 1880명이었지만, 2024년엔 1380명으로 1년 만에 30%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도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채용 예정 인력을 포함해 약 1220명만 고용될 전망이다.

다만 은행권은 AI 은행원의 업무 수행에 아직까진 한계가 있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업무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규제 등이 수시로 바뀌어 유권해석을 받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이나 각종 정책대출 등의 경우 AI에만 대출심사를 맡기는 데는 리스크가 따른다.

다만 디지털이 좀 더 보편화되면 은행원을 구하기 힘든 도서·산간 지역에 관련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점포 축소 등을 단행해야 하지만 금융당국 등의 압박으로 실제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 입장에선 AI 은행원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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