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폭 대입 탈락 현실화…'쌍방 학폭' 등 부작용 유의해야

2025. 11. 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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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립대들이 올해 입시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를 대거 불합격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의무화되는 내년부터 학폭이 대입 당락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 가해자 측이 불이익을 면하려고 고의로 절차를 지연하는 등 부작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기계적으로 학폭 가해자를 탈락시킨다면, 일부 가해자가 부모 경제력을 등에 업고 불이익을 모면하는 부조리가 빚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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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3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에 수능 D-10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1월 13일에 치러진다. 뉴스1

주요 국립대들이 올해 입시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를 대거 불합격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의무화되는 내년부터 학폭이 대입 당락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 가해자 측이 불이익을 면하려고 고의로 절차를 지연하는 등 부작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립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입시에서 학폭 기록 때문에 떨어진 지원자가 45명으로 집계됐다. 학교별로 △경북대 22명 △부산대 8명 △강원대 5명 △전북대 5명 △경상대 3명 △서울대 2명이었다. 더욱이 2026학년도 입시부터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감점하면 불합격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 아니냐는 반론이 있음에도 제도가 시행된 것은 그만큼 학폭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교육부가 초4~고3 학생 397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초등생(5.0%)과 중학생(2.1%) 피해 응답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학폭 가해자는 대학 못 간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심어줘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다만 대입 탈락이라는 절박한 사정에 몰린 가해자 측이 행정소송을 남발하거나 고의적으로 절차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시간 끌기’ 작전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경제력이 높은 지역일수록 학폭 처리가 늦다는 점이 이런 우려를 키운다. 서울에선 강동송파교육청(94.0%)과 강남서초교육청(90.8%)의 지연(4주 이상) 처리 비율이 높다. 학군지에서는 가해자 부모가 변호사를 동원해 피해자를 트집 잡아 ‘쌍방 학폭’을 유도한 뒤 사건을 무마하려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학교 현장에선 학폭 전담 인력이 부족하고 학폭위원 수가 제한된 점이 사건 처리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학원 폭력을 근절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학폭 가해자 불합격'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인력을 보강해 사건 처리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기계적으로 학폭 가해자를 탈락시킨다면, 일부 가해자가 부모 경제력을 등에 업고 불이익을 모면하는 부조리가 빚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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