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언어로 풀어낸 신화, 고전 넘어선 사랑의 정서

이채윤 2025. 11. 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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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립무용단(예술감독 김진미)이 지난달 31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기획공연 오르페우스를 열었다.

붉은 옷을 입고 나온 에우리디케(김아론)와 오르페우스(박용우)는 사랑에 빠진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리라가 노래하는 선율을 따라 하데스로 향한다.

사랑을 상징하는 에우리디케의 붉은 스카프를 인연의 붉은 실처럼 붙잡으며, 이승을 향해 나아가던 오르페우스는 끝내 뒤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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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립무용단
기획공연 ‘오르페우스’ 연출 눈길
안무 곳곳 담긴 전통 요소 돋보여
▲ 강원도립무용단(예술감독 김진미)이 지난달 31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기획공연 오르페우스를 열었다.

강원도립무용단(예술감독 김진미)이 지난달 31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기획공연 오르페우스를 열었다.

지난해 강릉에서 창단 25주년 기념공연으로 선보인 작품으로 완성도를 더했다. 도립무용단의 오르페우스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사랑과 후회, 머뭇거림의 감정을 담아냈다. 이미지와 몸짓으로 전달하는 추상 속에서 관객이 행간을 짚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무용을 중심으로 빛과 음악, 소리까지 다채롭게 즐길 수 있었다. 전통 타악과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연주는 현장감을 더했고, 막과 조명을 활용한 무대 연출은 집중의 밀도를 높였다. 특히 리라 역을 맡은 최수정 소리꾼의 소리는 극을 이끄는 장치이자, 전통에 기반한 ‘한’과 ‘애달픔’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붉은 옷을 입고 나온 에우리디케(김아론)와 오르페우스(박용우)는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사랑은 부드러운 몸짓 속 정령을 깨우며 시작된다.

그러나 에우리디케는 죽음을 맞게 되고, 오르페우스는 그를 붙잡기 위한 몸짓을 펼친다. 상실 속에서 에우리디케를 안고 도는 회전은 애처로웠고,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정령들의 군무 역시 분위기를 더했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리라가 노래하는 선율을 따라 하데스로 향한다. 명계의 문을 지키는 케르베로스(고유론·윤애람·김상희)의 등장은 짧지만 강렬했다. 계단을 오르며, 어둠의 심연을 향해 가는 무대를 표현한 연출도 돋보였다.

절도 있는 하데스(김민정)와 그를 말리는 페르세포네(김연수)의 안무 호흡도 인상적이었으며 뱃사공 ‘카론’의 등장과 함께 뱃노래 민요를 연상하게 하는 안무 등 곳곳 전통 요소를 넣어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게 했다.

오르페우스는 사랑의 힘으로 에우리디케와 재회한다. ‘뒤돌아보지 말라’는 조건 아래 에우리디케와 저승을 떠난다. 사랑을 상징하는 에우리디케의 붉은 스카프를 인연의 붉은 실처럼 붙잡으며, 이승을 향해 나아가던 오르페우스는 끝내 뒤돌아본다. 저승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 에우리디케를 그리며 오르페우스는 춤을 춘다. 흰옷을 입은 오르페우스와 영혼들의 하얀 군무는 씻김굿을 연상하게 한다. 그의 뒤에 있지만 닿을 수 없는 죽음의 세계를 두고 오르페우스는 후회 속 공허한 몸짓을 전한다. 공연 후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고전 신화가 지역을 넘어 보편의 정서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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