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핵잠 美서 건조’는 정치 언어”… 문서화해야 뒤탈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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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되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만들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 '불가론'이 나오고 있다.
애초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것처럼 핵잠의 동력원인 소형 원자로를 돌릴 연료, 즉 저농축 우라늄을 미국에서 공급받아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조만간 나올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핵잠의 미국 내 건조 대목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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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의 이런 온도차는 핵잠 완성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필리 조선소는 한화오션이 인수했지만 미국 법인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기술 이전을 해줄 테니 한국이 미국에서 만들라는 건지, 다른 무엇인지 추가 설명이 없어 불분명하다. 미국은 핵잠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고, 미국 내 건조를 위한 인허가 절차도 까다롭다. 우리 구상대로 농축 우라늄만 공급받으려 해도 핵 연료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미국 내 건조 과정의 통제를 풀기 위한 각종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면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필리 조선소는 상선 건조 중심이라 잠수함을 만들 인프라가 없다. 관련 시설 구축에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조선업이 쇠락한 미국에서 잠수함 건조를 위한 숙련 노동자를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군은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면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배수량 5000t급 핵잠을 최소 4척 건조하겠다는 구상인데, 1척당 3조 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완성 시점이 밀릴수록 비용 부담도 커진다.
합의 뒤 ‘골대를 옮기듯’ 새로운 조건을 내거는 트럼프식 거래 방식은 ‘뉴노멀’(새로운 기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러 국가가 경험하고 있다. 우리도 관세 협상 때 여러 차례 겪었다. 정부는 조만간 나올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핵잠의 미국 내 건조 대목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핵잠을 미국 조선업 부활의 지렛대로 쓰려는 의도를 공공연히 드러낸 이상 향후 한미 협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또 불거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핵 연료 공급은 물론이고 핵잠 건조 장소, 방식까지 분명히 문서화해야 뒤탈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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