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무조건 경영진 우호지분 아냐… 주주가치 제고 필수”

우수민 기자(rsvp@mk.co.kr) 2025. 11. 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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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중립이라는 시장의 오해가 있다. 절대 중립이 아니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은 이사회 안과 주주제안이 경합하는 경우 기업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는 안건에 찬성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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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주총 대비전략 합동포럼
국민연금 안건 반대 20% 육박
장기적 기업가치 고려해 판단
사업개선 계획 사전 마련해야
문성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 변호사가 3일 서울 영등포구 IFC 빌딩에서 열린 ‘2026 주주총회 대비전략 합동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우수민 기자]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중립이라는 시장의 오해가 있다. 절대 중립이 아니다.”

문성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 변호사는 3일 서울 영등포구 IFC빌딩에서 조지슨·보스턴컨설팅그룹(BCG)·율촌·비사이드코리아가 개최한 ‘2026 주주총회 대비전략 합동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변호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 주주권행사팀장을 역임했다.

국민연금은 올 8월 말 기준 196조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운용하는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상장사 평균 지분율도 약 6%에 이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주총 내 경합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문 변호사는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국내 기관 투자자 평균 안건 반대율이 5% 정도에 불과한 반면, 국민연금은 20%에 이르고 있다”며 “돌려 말하면 국민연금을 설득할 수 있으면 다른 기관을 설득하는 일은 훨씬 쉽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은 이사회 안과 주주제안이 경합하는 경우 기업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는 안건에 찬성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행동주의펀드 공격을 방어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상대 주주제안이 기업가치를 장기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음을 소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서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MD파트너가 3일 서울 영등포구 IFC 빌딩에서 열린 ‘2026 주주총회 대비전략 합동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우수민 기자]
특히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향후 더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서하 BCG 파트너(MD)는 “올해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비롯한 리더십이 바뀌게 되는데 친(親)정부적인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다”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드라이브에 보조를 더 맞춰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파트너는 행동주의가 강도에 따라 3단계로 진화한다고 분석했다. △이사회 선진화·적극적인 IR(시장 소통)·주주환원 촉구(1단계) △임원 및 이사 보수 조정·지배구조(중복상장 등) 개선·경영 투명성 강화(2단계) △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경영진 선임·주주환원 외 자본배분 효율화 요구(3단계)다.

일본 증시는 이미 3단계 공격이 보편적이지만, 국내는 현재 2단계에서 빠르게 3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10년 전 8곳에 불과했던 일본 내 행동주의펀드가 72곳으로 늘어난 가운데 국내 행동주의 펀드도 현재는 7곳 수준이지만 10년 안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공법’, 즉 충실한 주주가치 제고안을 마련하고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는 △사업 개선방안(3개년 중장기 성장 계획, TRS·ROE 등 정량적 기업가치 목표) △자본 분배 계획(주주환원·투자 계획) △에쿼티 스토리(회사 투자 근거, 주기적 시장 소통)로 대표된다.

그러면서 김 파트너는 지난 2023년 일본 다이닛폰프린팅(DNP)이 엘리엇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엘리엇이 시가총액의 30%에 달하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비핵심 자산 매각을 촉구하자 DNP는 사전에 BCG와 준비하던 중기경영계획을 앞당겨 발표하며 주가 부양에 성공했다.

김 파트너는 “행동주의 펀드의 경우 ‘중복상장 없애라’ ‘배당을 3배로 늘려라’라는 식으로 요구가 산발적이어서 기업가치 장기 우상향을 주장하기 쉽지 않다”며 “기업이 단기 요구에 흔들리지 않을 주주가치 제고안을 사전에 가지고 있을 경우 (주총 표 대결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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