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싸구려라 욕한 내가 바보였네”…양자컴퓨터 첫 상용화 ‘축포’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2025. 11. 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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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연구소 독자 개발
차이나모바일에 80억원 판매
파키스탄 첫 해외 수출계약도
中, 양자컴 22조원 투자 추정
美와 AI 넘어 양자 패권 다툼
中 중성원자 양자컴 ‘한위안 1호’
중국의 ‘양자 굴기’에 속도가 붙고 있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중성원자 방식의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된 것이다. 인공지능(AI)에 이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3일 중국 후베이일보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정밀측정과학기술혁신연구원(정밀측정원)이 개발을 주도한 중성원자 양자컴퓨터인 ‘한위안(漢原) 1호’는 최근 국영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자회사에 납품됐다.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판매대금은 총 4000만위안(약 8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처음 공개된 한위안 1호는 후베이성 과학기술청의 지원을 받아 중국 우한에 위치한 정밀측정원이 우한대학교, 중커쿠위안과학기술유한공사, 우한광구정보광전자혁신센터, 우한양자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개발했다. 특히 금융 모델링이나 물류 최적화 등을 계산하는 데 효율적이란 평가다.

이와 함께 후베이성 과학기술청은 파키스탄의 모 업체가 한위안 1호를 발주했다고 밝혔다. 첫 해외 수출이다. 후베이일보는 “한위안 1호는 전 세계 중성원자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양산과 납품에 성공한 몇 안 되는 기기”라며 “이번 성과로써 중국은 서방 의존하던 공급망 구조를 깨고 중성원자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자주적 우위를 확립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프로젝트 책임자는 후베이일보에 “우리는 신약 개발이나 신소재 설계와 같은 고급 응용 분야를 목표로 중성원자 양자컴퓨터의 종합적 성능 지표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며 “2027년까지 확장 가능한 중성원자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100년 걸릴 계산을 단 1초만에 풀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기존의 전자 회로 대신 ‘양자비트(qubit)’라는 단위를 사용하며 이 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암호 해독과 신소재 개발 등 고난도 계산을 처리할 수 있다.

중국 오리진퀀텀의 양자컴퓨터 [오리진퀀텀 홈페이지 캡처]
현재 전 세계 양자컴퓨터 경쟁은 △초전도체 △이온 포획 △중성 원자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초전도체 방식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중성원자 방식의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양자컴퓨터 시장에서 미·중 간 기술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도 양자 기술 분야에 대대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5년까지 양자 기술을 선도한다는 혁신주도 성장전략 비전을 2017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제시했다.

또 제13차(2016~2020년)·14차(2021~2025년) 5개년 계획을 통해 양자 기술을 국가 전략에 포함시켰다. 제13차 5개년 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국가 양자 인프라 확충과 양자 컴퓨터 프로토타입 개발, 양자 시뮬레이터 구축 등 양자 통신 및 컴퓨팅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목표로 하는 ‘메가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서는 양자 기술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의 리더십 강화를 위해 양자 정보를 전담하는 국립 연구소 설립을 추진했다. 아울러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발표한 문서를 통해 양자 컴퓨팅을 ‘미래 산업’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미국 내 첨단기술·혁신정책 분야 최고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제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양자 기술에 투자한 자금 규모는 150억달러(약 22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의 투자 규모(38억달러) 예상치의 4배에 육박한다.

ITIF는 “중국 정부의 지출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중국이 실제 양자기술에 얼마를 투자한지는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면서도 “추정치만큼의 투자가 되든 안 되든 중국이 글로벌 양자 기술 경쟁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과학원 산하 중국과학기술대와 중국의 양자컴퓨터 업체 ‘퀀텀씨텍’ 등은 지난해 말 새로운 양자칩 ‘주총즈 3.0’을 사전 논문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주총즈 3.0은 현존 최강 슈퍼컴퓨터인 ‘프런티어’로는 불가능한 연산을 빠르게 해낼 수 있다”며 구글의 구형 양자칩 ‘시커모어’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중국과학원은 중국텔레콤양자그룹(CTQG), 중국과학원 양자정보·양자과학기술혁신연구원, 퀀텀씨텍이 공동 개발한 504큐비트 양자컴퓨터 ‘톈옌-504’를 지난해 12월 선보였다. 톈옌-504는 504개의 큐비트를 가진 ‘샤오훙’ 칩을 탑재한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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