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딴소리 …"블랙웰 칩, 미국외 안준다"
美언론 인터뷰 돌발발언 '우려'
사실일 경우 국내 기업 타격
현대차 자율주행 기술도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을 중국을 비롯한 타국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엔비디아가 26만개 이상의 블랙웰 칩을 한국 기업에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이 같은 발언이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방영된 CBS '60분'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최첨단 칩의 중국 판매를 허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중국)이 엔비디아와 거래하게 하겠다"면서도 "최첨단 (칩) 문제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첨단 (칩)은 미국 외에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첨단 AI 칩을 중국에 넘길 경우 중국이 AI 경쟁에서 이길 것인지 묻는 데에는 "그들이 반드시 이기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동등한 이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AI 경쟁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중국 기업에 최첨단 블랙웰 칩 판매는 허용하지 않겠지만, 성능이 낮은 버전의 칩을 획득하는 경로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사전 녹화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도 엔비디아 블랙웰 칩을 타국에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차세대 AI 칩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 학습·실행에 활용된다. AI 칩 분야는 미국과 중국 간 첨단 기술 경쟁의 최전선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당국이 이전에 시사했던 것보다 미국산 첨단 AI 칩에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중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첨단 반도체 칩에 접근하는 것이 차단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블랙웰 칩의 어떤 버전이라도 중국 기업에 판매하는 것은 미국 대중국 강경파 정치인들에게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들은 해당 기술이 중국의 군사능력을 강화하고, AI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무레나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블랙웰이 중국에 판매되는 것에 대해 "이란에 무기급 우라늄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칩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해당 주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진위 여부를 두고 국내 기업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고 판단된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이 AI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는 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블랙웰 등 차세대 AI 반도체를 미국 외의 국가에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두고 블랙웰 GPU 5만개를 공급받기로 한 현대차그룹은 공급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맥락을 살펴보고 실제 수출 중단에 나설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말 공급 중단이 이뤄지면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로드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 이후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고도화 업무협약(MOU)을 맺고 AI 반도체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첨단 기술력을 이식해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AI 스마트공장, 로봇 분야 핵심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칩을 통해 클라우드에서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정밀한 디지털 환경에서 미리 생산공정을 시험하며 로봇을 통한 생산 과정을 통합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자율주행과 SDV 기술 확보를 놓고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엔비디아와 동맹체계가 끊어지면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는 특정 구간을 제외하고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 4단계 상용화를 목표로 단계적 로드맵을 세운 상태다. 또 내년 하반기에 차량용 고성능 컴퓨터를 기반으로 소량 생산한 SDV 시범 차량을 공개한다는 계획인데 칩 공급망이 끊어지면 이 같은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슬기 기자 / 한상헌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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